국힘·인수위 검수완박 중재안 반발 분출…이준석 "입법 추진 무리"

기사등록 2022/04/24 18:21:44 최종수정 2022/04/24 18:31:51

당 내부선 文정부 수사 불가, 지방선거 악영향 우려

당원들 "입법 야합 책임져라" 권성동 사퇴 목소리도

이 대표 "합의안 심각한 모순" 최고위서 재검토 방침

조해진 "권력 비호용, 정치권 방탄용 입법으로 변질"

안철수 "정치인 스스로 검찰 수사 회피…이해 상충"

권성동 두차례나 입장문 "사과…어쩔수 없는 선택"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국민의힘 당 대표-중진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정성원 권지원 기자 = 여야가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중재안에 합의한지 이틀 만에 국민의힘에서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는 등 입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재안에 부패와 경제 범죄 수사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던 대로 검찰 수사권은 박탈되도록 돼 있는데다, 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야합'이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어서다. 

당내에선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에 대한 수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서는 검수완박 중재안에 서명한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 '야합'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이준석 대표가 공개적으로 검수완박 중재안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 대표는 24일 "검수완박 합의안에는 심각한 모순점들이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일선 수사경험자들의 우려는 타당하다고 여겨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입법 추진은 무리"라고 밝혔다.

이어 "비록 민주당이 거대한 정당의 힘의 논리로 협박의 정치를 하는 상황이라 권성동 원내대표께서 불가항력의 협상을 하느라 수고한 점은 존중합니다만, 내일(25일) 최고위원회에서 이 협상안에 대해 재검토를 하겠다"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권성동 책임론을 인정한 것으로도 읽힌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법률가, 현장수사 인력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 개최를 제안했다. 또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공을 넘겼다.

페이스북에 이와같은 입장문이 나간 후 당 대표-원내대표간 '균열'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이 대표는 후속 글을 통해 잡음 차단에도 나섰다.

그는 "향후 재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번 협상을 이끈 권 원내대표에 오히려 힘을 붇돋워줘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원내대표께 더 강한 힘을 실어주셔서 무리한 입법을 막아내라는 새로운 협상의 목적을 주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협상을 하게 된다면 그 담당자는 권성동 원내대표"라며 "저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신뢰하며 적극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조해진 의원도 이날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냈다.

그는 "민주당 셀프입법이었던 검수완박이 의장의 중재와 국민의힘 동의를 거치면서 권력 비호용, 정치권 방탄용 여야 야합 입법으로 변질됐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중재안에 동의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민심의 기대에 역행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악법에 동승하면서 야기되고 있는 민심의 이반은 지방선거에 대형 악재가 될 뿐 아니라 새 정부의 통치 기반을 뿌리째 흔들어놓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 의원도 "민주당과 야합 입법했다는 비난성 문자가 잇따라 오고 있다"며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오히려 당에서 민주당이 원하는대로 해버린 꼴이 돼버렸지 않았나"라고 불만을 표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중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해 했다.

안 위원장은 검찰 개혁이라는 법안 취지에 대해선 찬성하면서도 여야 합의안에 대해선 "정치인들의 스스로 검찰의 수사를 받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해상충 아니겠나"라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기관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견제와 균형 아니겠나. 검차의 많은 권한이 경찰로 보내게 되면 경찰에 대한 견제와 균형은 어떻게 되는가"라고 지적하며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이행 과정중에 범죄자들이 숨쉴 틈을 터줘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당내는 물론 인수위에서마저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여론이 악화되자 협상을 주도했던 권 원내대표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두차례나 입장을 내고 "6대 범죄 중 나머지인 선거와 공직자 범죄 수사를 사수하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운용의 묘를 발휘한다면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어쩔수 없이 양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만약 민주당이 원안을 통과시킨다면 우리는 헌법재판소만 바라보며 위헌을 기도하는 수 밖에 없으나 이는 매우 위험한 판단"이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편항된 구성을 가진 현재에서 위헌 판결이 날 거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차악'도 아닌 '최악'의 악법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며 합의 이유를 거듭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이 대표가 최고위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한데 대해선 "이미 법사위원들과 논의했고 의원총회에서도 설명한 뒤 여야가 합의한 사항인데 이걸 당 대표가 뒤집는다면 앞으로도 여야 관계가 어려워 질 것"이라며 사실상 '수용불가' 의사를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지난 22일 현행 검찰의 6대 범죄 수사 범위 중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부터 삭제하고 '부패·경제'는 남기되, 이 둘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새 수사기관이 출범하면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박병석 중재안'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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