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엄빠 PD "10대 성(性)은 스스로 결정할 문제죠"

기사등록 2022/04/24 04:01:00
[서울=뉴시스] '고딩엄빠' 남성현PD. 2022.02.22.(사진=MBN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해 기자 = "성(性)은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건 10대든, 20대든, 80대든 똑같아요."

MBN 예능물 '고딩엄빠' 남성현 PD는 모두가 쉬쉬하던 10대의 '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10대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아이를 양육 중인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어린 나이에 커다란 책임이 주어졌을 때 한 인간이 어떤 태도로 삶을 이어가는지 보여준다. 10대의 임신과 출산을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저 고등학생 엄마, 아빠들의 현실을 함께 지켜보고 시청자들이 각자 판단하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달 6일 첫 방송 후 24일 8회까지 달려왔다.

"10대의 성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소재라고 생각했어요. 약 두 달간 방송을 평가하자면 리얼함이 잘 살아서 다행이에요. 모두 일반인 출연자들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의도한 대로 방송이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각자 사연을 최대한 잘 알아보고 꾸밈없이 찍기 위해 노력했어요."

처음 남 PD가 공개한 섭외 기준은 '당당함'이었다. 출연자가 점점 늘어나고 방송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다양함'도 함께 고려하게 됐다. 그는 "당당해야만 리얼리티가 산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다"며 "촬영을 진행하면서 각자 삶이 다 제각각이라는 걸 알게 됐다. 10대에 아이를 가졌다는 공통점만 있고 삶을 대하는 태도, 주변 환경, 대응 방식이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10대의 성을 다루지만 학습권의 중요성 역시 실감하고 있다. 경제적 지원만큼이나 공부를 마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남 PD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 정도는 강제로 하는 건데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친구들도 학습권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당장은 힘들더라도 그게 아이들의 미래에 더 긍정적일 수 있다. 맞는 말이라고 느꼈고, 프로그램 측면에서도 여러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방송인 박미선, 하하, 배우 인교진 3MC가 각기 다른 역할로 '고딩엄빠'를 이끌고 있다. 남 PD는 "잔소리 많은 이모 같은 박미선 씨, 착하고 눈물 많은 교진 삼촌, 오히려 나보다 더 동생 같은 하하 삼촌의 조화가 너무 좋다. 세 MC와 계속 함께 가고 싶다"며 "간혹 출연자들한테 왜 반말하냐는 반응이 있다. MC들도 너무 감정 이입되고 자기 자식, 동생 같아서 어느새 반말이 나오는 것이다. 절대 아이를 무시해서가 아니다. 그런 점을 시청자분들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청했다.
[서울=뉴시스] 고딩엄빠 포스터 2022.02.24. (사진=MBN ‘고딩엄빠’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고딩엄빠' 출연 부부 사이에서 가정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두 사람 모두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어린 부부를 응원하던 시청자들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당당하게 방송에 나왔지만 전문 방송인이 아닌 일반인이다. 악플과 과도한 관심에 취약하다. 제작진은 그런 출연자들의 멘탈 케어를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비영리단체 제로캠프와 심리 상담을 연결해주고 있다. 방송 외에도 전문가들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최근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부부와도 꾸준히 접촉 중이에요. 아직 어린아이가 가장 중요한 만큼 그 아이에게 어떤 방향이 가장 행복하고 올바른 것일지 고민하고 있어요.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보여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방송을 통해 만날 가능성도 있어요. 아이 엄마이지만 아직 성인이 아닌 친구들도 있어요. 아기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잖아요. 이 세상에 나와 어느 정도까지 잘 클 수 있도록 최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해요."

10대들의 성을 다루는 파격적인 시도인 만큼, 방송 수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실제 방송에서도 거침없는 토크와 직설적인 표현으로 화제가 됐다. 앞으로 방송 수위는 어떤 방식으로 조절해 나갈 생각일까.

"자료가 틀리거나 출처가 불명확하면 심의에 걸릴 수 있지만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라면 괜찮아요. 10대 성에 관해 어른과 아이 모두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에요. 이번 주와 다음 주에도 10대 성관계를 다뤄요. 모두가 알아야 할 내용이에요. 과학적이고 신빙성 있는 조사를 인용해 설명할 생각이에요."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고딩엄빠'는 첫 방송 후 줄곧 1~2%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최근 회차 기준 MBN 예능 중 '속풀이쇼 동치미' '엄지의 제왕' 다음으로 높다. '고딩엄빠'는 OTT 플랫폼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넷플릭스 '오늘의 한국 콘텐츠 TOP10' 순위에 꾸준히 들고 있다. 순위권 내 절반 이상이 인기 드라마인 것을 고려하면 국내 예능 중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OTT 플랫폼에서 '고딩엄빠'를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시청률은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더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회사 내부적으로도 반응이 좋아요.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평가가 나쁘지 않아요. 그래도 방송 다음 날 아침 7시에 눈 떠서 시청률을 확인하기 전 긴장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흥행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양해졌지만 방송사에서 시청률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니까요."

한편 '고딩엄빠'는 내달 22일 시즌 1 종영 후 6월 중 시즌 2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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