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 국무회의 심의·의결
연금 충당금 총 1138.2조원, 국가부채 51.8% 차지
2017년 846조이던 충당금 4년간 300조 가까이↑
적립금 이미 소진해 재정수지 적자 보전금 충당
개혁 요구 거세질 듯…새 정부 출범 후 논의 예상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전·현직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 총액인 연금충당부채가 1년새 93조원 넘게 불어나며 114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국가채무를 포함한 국가부채(2196조4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매년 100조원 안팎 증가해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어서 연금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5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는 1138조2000억원으로 전년(1044조7000억원)보다 93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재무제표상 국가부채 2196조4000억원의 절반(51.8%)이 넘는다. 퇴직한 공무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74조8000억원 늘어난 904조6000억원, 군인에게 지급할 금액은 18조7000억원 증가한 233조6000억원이다.
연금충당부채는 작년 12월31일 기준으로 향후 약 70년에 걸쳐 공무원과 군인들에게 줄 연금 추정액을 현재 시점에서 미리 계산한 수치다. 공무원들이 납부해야 할 기여금 등 연금 수입은 고려하지 않고 산정한 금액이다. 미래 지급액을 가정한 것으로 실제 나랏빚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기여금이 연금액보다 부족하면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의 부족한 재원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미래 세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연금충당부채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845조8000억원에서 4년간 300조원(292조4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2019년 산출 기준을 변경하면서 증가폭이 4조3000억원에 그친 것을 제외하면 매년 100조원 가까이 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연금충당부채가 많이 늘어난 배경으로 미래에 줄 연금액을 현시점으로 환산하기 위한 '할인율'을 적용하면서 지난해까지 이어진 저금리 기조가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재직자 연금납입기간 증가로 39조9000억원이 증가했지만 수급자가 연금을 이미 수령하면서 19조7000억원이 감소해 실질적 요인에 따른 증가는 20조2000억원이다. 강완구 기개부 재정관리국장은 "연금충당부채는 재직자가 납부하는 기여금 등의 연금 수입은 고려하지 않고 연금 지출을 계산한, 연금 지출의 총 규모만 계산한 금액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할인율은 국고채 수익률의 최근 10년 평균값을 적용하는데 지난해에는 2.44%로 전년도(2.66%)에 비해 0.22%p 하락했다. 할인율 하락으로 56조9000억원, 할인기간 감소로 16조4000억원 등 총 73조3000억원이 재무적 효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년대비 증가액의 78%를 차지한다.
다만, 연금충당부채를 산정할 때 적용하는 물가와 임금상승률은 '2020년 장기재정전망'의 물가상승률(2.0%)과 임금인상률(3.9%)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지난해 상승한 물가상승률과 최근의 임금인상률은 반영되지 않았다.
공무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수혜자 역시 매년 늘어 연금충당부채는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금충당부채 규모가 커질수록 국민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무원과 군인들이 납부하는 기여금 역시 증가 추세여서 늘어나는 부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모두 적립금을 소진해 재정수지 적자는 보전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공무원연금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배정한 예산만 4조1000억원이다.
매년 연금 충당금 규모가 불어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에 대한 개혁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대선 기간 국민연금은 물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도 이 같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단일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도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설치해 연금개혁 방안 마련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따라서 새 정부 출범 후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개혁도 연금개혁의 큰 틀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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