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유승민 vs 민주 김동연 경기지사 '빅매치' 성사되나

기사등록 2022/03/31 17:01:41 최종수정 2022/03/31 18:35:30

경기, 대권주자들 출마로 지선 최대 격전지

유승민·김동연, 경선 뚫으면 빅매치 성사

국힘, 경기 잡고 여소야대 국정 운영 동력

민주, 정국 주도권 쥐기 위해 경기도 수성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지율 기자 =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등 여야 대권주자들이 31일 일제히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가 6·1 지방선거에서 '미니 대선' 빅매치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경기도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치적 기반이자 수도권의 핵심 지역이다. 국민의힘이 경기도를 잡아야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 운영의 동력을 삼을 수 있다는 명분이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차출설을 불러왔다.

지난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경기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47만표나 뒤졌다. 진보세가 강한 경기도에서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아야 국민 통합을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 전 의원은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정계 은퇴를 고민하다가 당 안팎으로 '경기지사 차출론'이 제기되자 출마 여부를 저울질해왔다. 유 전 의원의 출마설이 떠오른 건 지난 16일 측근 의원들과 오찬 회동에서 경기지사 출마 요구를 받으면서다. 유 전 의원은 측근들에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뒤 약 2주 간의 숙고 끝에 출마 의사를 굳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깊이 생각했고 이제 저의 마음을 확고히 정했음을 보고한다"며 "저 유승민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23년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운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경기도는 인구 1400만명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고 국가안보의 보루이다.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 찾아온 제 인생을 경기도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보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꽃피우겠다"며 "제가 오랫동안 일관되게 말해왔던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31. photo@newsis.com


민주당은 지난해 4·7보선과 대선에서 연달아 패배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경기도를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신승을 하면서 지방선거 승리에 따라 민주당이 정국 지형을 가를 수 있게 됐다. 이 전 후보가 경기도에서 윤 당선인을 46만표차로 이기면서 '경기도는 해볼만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서 저는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며 "이제 실천의 시간이다. 이 실천을 경기도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전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여권 단일화에 응한 바 있다. 서울시장 후보난에 빠져있던 민주당 내에선 김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하길 바라는 기류가 있었지만 이 전 후보와 가까운 김 대표의 뜻이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유 전 의원 경기지사에 출마하는 데 대해 "어떤 분이 나오든 개의치 않는다"며 "어떤 분이 오든 환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유 전 의원과 김 대표의 빅매치가 성사되기 위해선 당내 공천을 먼저 받아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함진규·심재철 전 의원 등이다. 김영환 전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가 이날 충북지사로 선회할 뜻을 밝혔다. 

민주당에선 안민석, 조정식 의원에 염태영 전 수원시장까지 출마 선언이 임박했거나 이미 뛰고 있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내 기반이 약한 김 대표에게 권리당원 50%가 적용되는 민주당 경선룰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 당규는 공직후보 경선 방식으로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 투표의 '국민참여경선'을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 국민 100% 방식의 '국민경선'도 실시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런저런 조건 따지지 않고 쿨하게 당의 입장을 따르겠지만 권리당원 50% 룰은 저처럼 밖에서 온 사람은 불공정하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밖에서 온 후보도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l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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