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신냉전 원치 않아…21세기에 침공의 변명은 없다'
"러, 나토 결정하게 하지 않을 것…나토, 러에 위협 아냐"
"푸틴, 소비에트 환상 되돌리려 위협의 환상 창조"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미국 국무부 정무 담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전쟁 중단 및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 가능성을 거론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정무차관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만약 그(푸틴)가 이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평화 재수립을 돕고 자주권과 영토 보전 및 존재할 권리를 인정한다면 제재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독립을 일방 인정하자 러시아 은행 등을 상대로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결국 24일 침공을 시작했고, 서방은 푸틴 대통령 직접 제재를 포함한 제재를 꾸준히 추가 중이다.
뉼런드 차관은 "러시아를 국제무대에서 왕따로 만든 건 푸틴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엔 긴급특별총회의 규탄 결의안을 거론, "141개 나라가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했다"라며 "푸틴은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돈바스에서 철군할 수 있다"라고 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대화 가능성도 거론했다. 뉼런드 차관은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라며 "그는 우크라이나를 부서진 잔해로 만들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뉼런드 차관은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테이블에 앉을 때 러시아는 진실을 말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자국 언론을 탄압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도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뉼런드 차관은 "우리의 모든 만남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결코 침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라며 "그들이 거짓말을 멈출 준비가 됐다면, 폭탄 공격과 포격을 멈출 준비가 됐다면 당연히 세계는 대화할 준비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침공과 서방의 합동 제재를 '2차 냉전의 시작'으로 비유한 질문에는 "누구도 신냉전을 원치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산하 국가 무리와 '작은 섬'에 고립될 것"이라고 했다.
뉼런드 차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범죄로 세계 나머지 국가로부터 완전한 경제적·기술적 고립을 겪는 동안, 우리 141개 나라는 나아가 번영한 미래를 구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와 함께 러시아가 주장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 금지 등에 관해서는 "우리는 러시아가 나토의 결정을 내리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아울러 "나토는 방어적 동맹"이라며 "공격을 받지 않는 한 공격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차관은 "이 모든 일은 푸틴 대통령이 만든 것이고, 실은 나토에 관한 게 아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로 재통합하고 소련을 다시 만들려는 그의 열망에 관한 것"이라며 "그는 우리의 응답 이후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그는 전쟁을 개시했다"라고 지적했다.
뉼런드 차관은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위협을 가하지 않으며, 나토도 러시아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라며 "자신이 원하는 것, 우크라이나 재통합과 벨라루스 재통합, 그의 국가를 1979년 소비에트 환상으로 돌려놓으려 위협의 환상을 창조해야 하는 건 푸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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