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면역저하자 4차 접종 시작
서울 위탁의료기관 일부, 4차 접종 실시
부작용 여부 따라 시민들 의견 엇갈려
전문가들도 필요성·효과성 놓고 이견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면역저하자 130만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당일접종과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 이틀째인 15일 시민들 사이에서는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반면 4차 접종을 통해 중증·사망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만큼, 병원을 찾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면역저하자 약 130만명과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약 50만명 등 180만명을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으로 발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일반적으로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사망 위험이 높지 않으나,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은 3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 감소로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기저질환, 면역억제제 복용 등으로 면역형성이 충분하지 않은 면역저하자 대상으로 동네 위탁의료기관에서 4차 접종을 진행 중이다. 백신 접종 사전예약 사이트를 통해 28일부터 접종일을 선택해 예약도 가능하다. 요양병원·시설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내달 첫째 주부터 접종이 시작된다.
이날 뉴시스가 서울 성동구 근처 동네 위탁의료기관 13곳에 4차 백신 당일접종이 가능한지를 문의한 결과 한 병원에서만 "(3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기간에 해당되시면 오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병원은 이날 일부 환자의 4차 백신 당일 접종을 실시했다.
이외 한 곳에서는 "어제부터 4차 접종에 관한 하루 두세 건의 문의전화가 왔다. 2월 말, 3월 초쯤 돼야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머지 11곳의 경우 아직 당일 접종 관련 공지를 받지 못했거나 관할구 보건소의 지침에 따라 3월 초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차 접종이 시작됐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이날 3차 백신 접종을 맞은 한 50대 여성은 "주변 사람들이 3차를 맞고 좀 아팠어서, 4차를 맞기가 무섭다"며 "이게 왜 또 맞아야 하는 것인지, 나중에 5차도 맞으라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백신을 맞고 몸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한 네티즌은 "평생 안 아프다가 지금처럼 원인 모를 병으로 아프니 미치겠다"며 "4차 백신은 주변에서 다 말린다. 맞으면 심하게 한 번씩 아프니 차수가 늘면서 고민도 같이 느는 것 같다"고 적었다.
이와 달리 앞선 백신 접종에서 큰 부작용이 없었다며 4차 접종을 서두르겠다는 이들도 있다.
3월에 4차 접종을 할 예정이라는 한 네티즌은 "면역저하자로 3차를 접종했다"며 "4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1~3차 때 큰 부작용은 없어서 맞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 4차도 큰 부작용 없이 잘 넘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종양을 절제한 이력과 지속적인 호르몬 제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질병청 예약시스템에 접속해 인증하니 4차 접종 대상자라고 떴다. 늘 맞았던 병원에 예약을 했다. 빨리 맞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접종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힘들어하는 호흡기 환자나 중증환자들에게는 4차 접종을 권고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꼭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보호자·환자 동의 하에 접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해외에서는 백신을 너무 자주 맞으면 자연면역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백신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효과가 30% 가까이 떨어지는데, 3개월마다 백신을 맞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감염예방효과가 명백한 만큼 4차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유럽의약품청(EMA)나 세계보건기구(WHO) 일부 전문가가 추가접종 간격이 자주 있을 경우 여러 가지 우려되는 점에 대해서 코멘트를 한 적이 있지만 그게 공식적인 입장으로 나온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4차 접종이 진행되는 대상인 초고위험군은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감염예방효과가 명백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