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6명중 3명 "추가 금리 인상 필요"

기사등록 2022/02/03 16:54:25 최종수정 2022/02/03 17:38:41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상한 가운데 다수 금통위원들이 향후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은이 공개한 '2022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월 14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 총재는 발언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금통위원 7명중 4명이 추가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금리를 연 1.0%에서 1.25%으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주상영 위원이 금리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 위원은 "향후 실물경제 회복세와 물가의 흐름, 금융시장 상황,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의 추이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준금리가 점차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해 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정상화 과정을 조심스럽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자산시장 안정과 금융불균형 심화 정도의 완화 추세가 점차 고착될 수 있도록 향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경제주체들에게 명확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소비자물가가 올해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당폭 상회하는 2% 후반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가계대출도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추진해도 견실한 국내외에서 수요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경제회복세에 큰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추가 금리인상은 과도한 레버리지의 조정을 통해 외부충격에 대한 우리 경제의 복원력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가 급격하게 전환됨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 조정 시기에 대해서는 "향후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위원도 "기대인플레이션이 적정범위 내에서 안착되고, 금융불균형 누증위험이 제한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선제적으로 더 축소하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의 빠른 확산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과거 추이에 대한 분석과 주요국 사례 등을 참고해 볼 때 최근의 감염병 확산이 기조적 경기흐름을 제약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완화적인 금융상황이 계속되고 물가상승압력도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그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한 위원도 있었다.

한 위원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은 경기와 물가 간 상충관계가 심화되고 있고 금융불균형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기적 시계에서 거시경제 안정에 실보다 득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위기의 대응과정에서 경제 전체의 레버리지가 늘어난 상황에서 속도감 있는 기준금리의 정상화는 취약 가계 및 기업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련 위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코로나 피해부문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 기조에 대비한 부채구조의 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인상에 대한 의견을 내 놓지 않은 위원도 있었다. 또 다른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방치할 경우 실질금리가 낮아져 오히려 향후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되며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회복세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물가 관련 현재 상황과 실물경제의 견고한 회복세를 고려하면 보다 뚜렷해진 기조적 물가상승압력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동결 소수의견을 낸 주상영 위원은 "경기와 감염확산 상황으로 판단할 때 아직은 보충 전략이 필요한 단계이며, 기준금리를 코로나19 발생 직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만한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미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한 바 있으므로, 그 파급효과를 관찰하는 과정도 필요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한국의 경우 현재로서는 약간의 물가상승압력이 발생한 정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추이를 관찰할 때 코로나19 이전에 대비한 물가의 수준(level)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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