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8만명대 확진…직전주 3만명대보다 2배 이상 늘어
"의료 자원은 한정…지금처럼 증가하면 결국 과부화 온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발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3월까진 이 같은 유행 급증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의료 시스템 과부하는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에 따르면 일주일 전인 1월23~29일 신규 확진자 수는 8만4836명으로, 직전 주인 1월 16~22일 3만829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주에는 목요일인 3일 현재까지 9만6124명이 감염됐다. 설 연휴 검사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신규 확진자 수도 지난주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평일 검사량이 반영되고, 오미크론의 점유율이 더 증가하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더블링' 개념은 국내 2차 대유행이 발생했던 2020년 8월에 등장했다. 더블링은 이전에 비해 확진자 수가 2배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3단계 체제의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최고 단계인 3단계 격상 기준으로 ▲일주일에 더블링 현상 2회 이상 발생 ▲2주간 평균 일일 확진자 100~200명 이상 ▲국민·전문가 등 사회적 의견 수렴 등이 마련된 바 있다.
현재의 방역 체계에서 '더블링'을 기준으로 전략이 바뀌지는 않지만, 최근의 감염병 유행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최근의 유행은 매우 거센 상황이다. 새해 들어 3000명대였던 신규 확진자 수는 1월19일 5000명대, 1월20일 6000명대, 1월22일 7000명대, 1월25일 8000명대를 기록한 후 1월26일부터 1만명대, 2월2일부터는 2만명대로 올라섰다.
이 같은 유행의 영향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 수 역시 지난달 29일 80만명을 넘어선 이후 불과 5일 만에 90만명을 돌파했다.
유행 확산의 원인으로는 오미크론 확산이 첫 손에 꼽힌다.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은 1월 2주차까지만 해도 26.7%였으나 1월 3주차 50.3%로 우세종이 됐으며 1월 4주차에는 80%로 증가했다.
여기에 장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피로감, 실내 활동이 증가하는 겨울철 계절적 요인 등이 결합하면서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주된 요인이고 겨울이라는 3밀 환경, 사회적 거리두기 등 세 가지 요인이 유행의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더블링'에 달하는 유행 급증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검출률이 100%가 될 때까진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백신을 맞을 사람은 거의 다 맞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유행이 감소할 요소가 없다. 3월 초까지는 정점을 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과 방역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이번 오미크론 유행으로 신규 확진자 수는 최대 20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중증 환자전담병상 가동률은 16.1%,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41.7%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정부는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입원율이 감소하고 있어 현재 의료 대응 체계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총 확진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위중증 환자 수도 증가할 텐데, 델타보다는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병상에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유행이 지속된다면 의료 체계가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재택치료자 수는 관리 가능 인원 10만9000명의 89.1%인 9만7136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정기석 교수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오미크론 중증화율을 계산하면 확진자 수 5만명이 넘을 경우 곤란해진다"며 "이보다 더 올라가서는 안 된다. 그 전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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