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에 낯설어하는 사람들, 2022년을 사는 지금 이 시대 관객들에겐 생소한 모습이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허구적 상상력을 더해 '뮤지컬'에 대한 유쾌한 찬가를 보내는 뮤지컬 '썸씽로튼'의 두 번째 시즌이 관객들을 맞는다.
'인류 최초의 뮤지컬이 탄생하는 순간?', '만약 셰익스피어 시절의 런던이 뮤지컬의 황금기인 브로드웨이의 30년대와 비슷했다면?' 미국 유명 극작가·작곡가인 커크패트릭 형제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를 탄생시켰다.
뮤지컬이 존재하지 않았던 1595년 영국,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스타 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서 '대박' 작품을 터트리고 싶었던 닉 바텀이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라고 자신을 소개한 예언가는 셰익스피어를 능가할 히트작을 묻는 닉 바텀에게 미래엔 노래를 하는 연극이 사랑받을 거라고 말한다. 저 어딘가를 바라보며 어두운 극장에서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고 있다고. 그건 바로 "뮤우지컬".
닉의 동생 나이젤 바텀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새로운 역작을 제시하지만, 형은 성공하겠다는 일념만으로 이를 듣지 않는다. 결국 신성모독에 유대인을 후원자로 삼았다는 등의 이유로 닉 바텀은 재판에 넘겨지며, 그의 이름처럼 바닥으로 추락한다. 이후 구사일생으로 신세계로 향하게 된 그를 통해 꼼수가 아닌 진실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까지 넌지시 건넨다.
뮤지컬을 통해 '뮤지컬'의 탄생을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시종일관 유쾌함을 보여준다. 기발한 상상은 물론 말장난 같은 언어유희로 가득 차 객석에 끊임없이 웃음을 안긴다.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뮤지컬들이 작품 안에 재치있게 변주돼 이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믈릿'에 연극 '햄릿'의 주요 대사가 녹아있는 것은 물론 '캣츠', '지킬앤하이드', '위키드', '라이온킹', '지붕위의 바이올린' 등 뮤지컬 흥행작들이 스쳐 지나가며 반가움을 더한다.
대표 넘버인 '어 뮤지컬(A Musical)'은 그야말로 뮤지컬에 바치는 노래다. 쉬운 멜로디와 후렴구가 귀에 감기는 이 넘버에도 '레미제라블', '싱잉인더레인', '오페라의 유령',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흔적이 다채롭게 흐른다.
이 작품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은 강필석과 그룹 '하이라이트'의 양요섭, 그룹 '워너원' 출신 윤지성, 한국 뮤지컬의 살아있는 역사 남경주 등이 출연한다. 2월부터는 '신화' 김동완과 뮤지컬배우 최재림이 새롭게 합류한다. 오는 4월10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