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방역 강화 대책 발표…거리두기, 방역패스 절충 관측
정책 일관성 유지 방점…"백신 혜택, 이동량 조정 고민 중"
봉쇄·멈춤 땐 K-방역 개방성 흠집…자영업 손실보상도 부담
靑 "급격한 거리두기 강화 아닌 현단계 미세조정 방안 발표"
이런 가운데 정부가 3일 발표할 새로운 방역 강화 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되, 방역패스 적용으로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풀어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주는 일종의 절충안이 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2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수준 격상 등 모든 조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에 있다"고 내부 논의 분위기를 전했다. 일상 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확연한 온도차가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일상 회복 2단계 전환 유보와 향후 4주간 특별방역대책 시행을 알리면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또 다른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도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 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방역과 민생·경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은 K-방역 모델로 국제사회 호평을 받아오던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한 단계적 일상회복 한 달만에 후퇴를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K-방역의 핵심이 국경을 봉쇄하지 않으면서 경제 타격을 최소화 한다는 개방성에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략적 기조에 반하는 해외 유입 원천 차단은 더욱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국내외가 주목했던 K-방역 모델이 시험대에 오른 양상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일 뉴스토마토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고, (그 수가) 늘어날 때 대대적인 방역조치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검토가 이미 끝나 있다"며 "시나리오별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의심에 그쳤던 5명의 사례가 오미크론 국내 유입으로 확인된 데다 지역 사회로의 전파 가능성을 고려할 때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일상회복을 멈추고 비상계획을 발동해야 한다는 의료계 중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방역·의료 분과위원을 맡고 있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즉각적 방역 강화 조치에 미온적인 정부를 겨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 교수는 "청와대는 이제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달라. 의료체계에 모든 것을 맡겨 놓으면 환자가 줄지 않을 뿐더러 의료진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손을 내려놓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움직여 달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 주재의 특별방역점검회의 이후 정부가 제시한 대책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나 다중이용시설의 집합 제한 등의 유행 차단을 위한 강력한 방역 조치에 미온적이었던 데 대한 비판이다. '영화관 내 팝콘 금지', '확진자 재택치료 원칙' 등이 특별방역 지침의 전부였다는 비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비판을 반영하듯 정부는 이번 주 내내 보다 강화된 방역 대책을 고심해왔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의 비공개 방역전략회의 등 단위별 회의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왔다. 이를 정리해 오는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현재 당국은 큰 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취하되, 일상회복 단계의 핵심 기조인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의 원칙성은 살려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회복 이전의 방역 지침과 일상회복 단계에서의 지침을 함께 적용하는 방식으로 방역 정책에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주는 인센티브 원칙은 한 번도 훼손된 적이 없다"면서 "방역패스는 가져가되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이동량을 줄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정부가 집합인원 제한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중심의 기존 거리두기 강화 대책을 꺼내든다면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지침 추가 준수에 따른 매출 감소는 추가 손실보상 요구로 이어지고, 관련 예산 확보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KBS 국민과의 대화에서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소상공인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607조 규모의 내년 정부 예산에 대한 국회 심의가 마무리 단계에서 손실보상액 규모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다. 정부는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덜어드리고, 더 나은 일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 것도 멈춤과 회복 가운데 회복에 조금 더 무게추가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KBS 유튜브 콘텐츠 '디라이브'에 출연해 3일 발표될 새 방역 대책에 관해 "급격한 거리두기 강화나, 뒤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면서 미세하게 현단계에 맞도록 조정하는 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집합제한 조치들은 결과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민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부분과 연결이 된다"며 "그런 조치를 하게 되면 자연히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손실보상이라는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newki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