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항원…안전성 있는 플랫폼이란 인식 높아
"상용화 시 백신 꺼리는 사람 참여 유도할 수 있어"
vs "면역증강제 사용…안전성 더 충분한 검증 필요"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90.4% 예방효과를 보인다는 발표 후 지지부진한 허가 과정을 보여준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인 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독감, B형간염 등 기존 백신에서 쓰인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할 거란 기대를 받고 있어 미접종자들의 접종 참여를 이끌어낼지도 주목된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NVX-CoV2373)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백신의 국내 생산 및 상업화 권리를 갖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긴급사용승인을 시작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엔 긴급사용목록 제출을, EU·영국·인도·캐나다·뉴질랜드·호주·필리핀 보건당국에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으론 국내 처음 신청이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합성항원 방식이다. 여기에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사포닌 성분 면역증강제(매트릭스-엠)를 보조제로 사용한 '재조합단백질 백신'이다.
이런 방식은 우선 보관·유통의 장점이 있다.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할 수 있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다. 접종 단계에서 해동 과정도 필요 없다.
또 자궁경부암, 인플루엔자(독감), B형 간염 등 기존에 장기간 활용되며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된 백신이란 평가를 받는다.
미국·멕시코에서 18세 이상 성인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바백스의 임상 3상 결과 전체 90.4%의 예방률과 중등증·중증 감염을 100% 예방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 영국에서 18~84세 1만5000명 대상 3상 결과에서도 전체 89.7%의 예방률을 보였다.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오리지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선 96.4%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안전성의 경우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이상반응 대부분이 경증 혹은 중등증으로 경미했다.
이에 따라 안전성 우려로 백신 접종을 꺼리는 미접종자들의 접종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접종자 중에선 새로운 바이러스 벡터(전달) 및 mRNA 방식 대신 노바백스 백신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다수 있다. 16일 기준 국내 인구 대비 접종완료율은 78.3%다. 이 중 18세 이상 접종률은 90.5%로, 10%는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노바백스 백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기존에 사용된 플랫폼이라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보는 의견들이다. 접종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국내에 상용화된다면 미접종자의 접종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스턴 대학의 전염병 전문가 데이비슨 해머 박사 역시 보스턴헤럴드 기사를 통해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해 접종을 주저하는 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바백스 백신엔 한 번도 시판 허가된 적 없는 메트릭스-엠 면역증강제가 사용돼 더 충분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합성항원 방식에 면역증강제를 더한 백신이다. 합성항원 단독이라면 모르겠지만 시판허가된 적 없는 면역증강제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 백신임에도 FDA에서 아직 허가되지 않은 건, 그동안 면역증강제 백신에 보수적이던 FDA의 사례를 볼 때 면역증강제의 영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면서 "독감 팬데믹 중 사용된 백신 '팬뎀릭스'가 아이들의 기면증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북유럽 국가 중심의 보고로 시장에서 수거된 바 있다. 팬뎀릭스에는 AS53란 면역증강제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면역증강제는 백신의 효과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위험 역시 있다"며 "현재의 코로나 백신도 임상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던 희귀혈전, 심낭염·심근염 부작용이 대규모 접종에서 발견되듯 노바백스 백신 역시 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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