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않고 월급 챙긴 '회장님' 가족…회삿돈으로 리무진 탄 장남

기사등록 2021/11/09 16:03:56 최종수정 2021/11/09 16:13:22

국세청, 탈세 사주 일가 30명 조사해

자산 5·10조 넘는 대기업도 대상 포함

자녀 회사 끼워 '통행세' 수백억 주고

전환 사채 악용해 '편법 경영권 승계'

자료 조작 등 적발 시 檢 고발하기로

[세종=뉴시스] 사주 일가가 국세청의 세무 조사를 받게 된 A사의 사례. (자료=국세청 제공)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1. A사 사주 일가는 근무도 하지 않으면서 고액 급여를 부당히 받아 챙기고 회사 명의의 리조트를 마음대로 썼다. 사주 장남은 리무진 승용차를 사적으로 타며 수십억원에 이르는 유지비를 회사에 떠넘겼고 사주는 회삿돈으로 산 수십억원짜리 미술품을 멋대로 팔아 그 소득을 빼돌렸다. 사주 동생은 자신의 회사를 광고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통행세' 이익을 챙기며 고액 급여·배당금까지 받았다.

#2. B사 사주는 자녀 명의로 유한회사를 설립한 뒤 기존 매입처와의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사업 기회를 제공했다. 유한회사는 공시 의무가 없어 B사로부터 사업 기회를 받았다는 사실 등을 감출 수 있었다. 실제 업무는 모두 B사가 수행하도록 해 아무런 역할 없이 통행세 이익 수백억원을 챙겼다. 이 돈으로는 A사가 저가 발행한 전환 사채를 싸게 인수해 주식으로 교환, 경영권을 편법적으로 승계하기까지 했다.

#3.C사는 전환 사채를 되살 수 있는 콜 옵션(권리)이 부여된 전환 사채를 발행한 뒤 이 옵션을 떼어내 사주 자녀에게 무상으로 양도했다. 주가가 저렴해지면 전환 사채의 주식 전환 가액이 내려간다는 점에 착안, 부를 편법 승계하는 데 악용하기로 한 것이다. 사주 자녀는 주가가 오르기 전 시기에 콜 옵션을 행사, 전환 사채를 싸게 산 뒤 주가가 급등하는 시점에 주식으로 바꿔 거액의 시세 차익을 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이 9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에서 탈세 혐의자 30명의 세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1.11.09. ppkjm@newsis.com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은 9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A·B·C사 관련자를 포함해 국가적 위기를 틈타 일감 몰아주기, 사업 기회 제공 등 교묘한 방법을 써가며 공정 경제 구현과 사회 통합을 저해한 불공정 탈세 혐의자 30명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정보기술(IT)·부동산·사치품 등 호황 업종을 영위하며 고액 급여·배당금을 받고 고가 주택을 구매하는 등 반사 이익을 사적 편취한 탈세 혐의자 12명 ▲자녀 명의 회사를 부당 지원한 편법 승계 혐의자 9명 ▲변칙 자본 거래 등 대기업 탈루 행위를 모방한 중견기업 관계자 9명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2020년 평균 매출액은 7514억원이다. 전년(7063억원) 대비 6.4% 증가했다. 2020년 기준 사주 일가 총재산은 9조3000억원가량으로 1인 평균 3103억원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곳,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국세청은 구체적으로 어느 대기업이 조사를 받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조사 대상 법인이 보유한 사치성 재산 가액을 합하면 슈퍼카·요트 등은 141억원, 고가 주택·별장은 386억원, 고가 콘도 등 회원권 2181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증빙 자료 조작, 차명 계좌 이용 등 고의적으로 탈세한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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