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소녀들 손에 핑크인형…알고보니 법무부 선물

기사등록 2021/08/27 10:39:39

아프간 아이들 손에 들린 인형들

알고보니 법무부가 준비한 선물

"품에 안기는 느낌 나는 것들로"

법무부 관계자, 직접 안아보며 골라

김포서 하룻밤 보내고 진천 이동

6~8주간 임시생활 후 장기체류

[인천공항=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지난 26일 오후 한국으로 이송하는 ‘미라클 작전’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1.08.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한국 정부 기관에서 활동해 '특별기여자'로 인정받은 아프가니스탄인 직원 및 가족 378명이 27일 오전 8시31분께 임시숙소인 충분 진천 소재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전날 군 KC330  수송기에 탑승,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떠나 약 12시만인 오후 4시28분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당시 아이들은 손에 인형을 하나씩 들고 있었는데, 이는 법무부가 직접 준비한 선물로 알려졌다.

도착 당시 이들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며 환영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프간 아이들도 환영객들의 박수에 손을 흔들었다. 한국에 도착한 것이 신기한 듯 아이들은 공항 곳곳을 바라보며 검역대를 통과했다. 한 입국자는 "한국에 도착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입국한 아이들의 손에는 곰·토끼인형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이는 입국자들 가운데 아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법무부 대변인실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었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직접 인형을 안아보며 골랐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어떤 인형들은 예쁘긴한데 품에 안기는 느낌은 없는 것들이 있지 않느냐"며 "근데 이것들(아이들 선물로 고른 인형들)은 아이들이 딱 안았을 때 포근한 느낌이 나게, 그리고 인형이 커서 장기간 비행했으니까 좀 기대서 쉴 수 있도록 그런 취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및 가족들이 지난 26일 오후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한 후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8.26. 20hwan@newsis.com
법무부 직원들은 박범계 장관과 함께 아이들에게 직접 이 인형들을 나눠주며 반겼다.

이들은 수년간 주 아프간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바그람 미군기지 내 한국병원, 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에서 일한 직원 및 그 가족들이다.  의료진, 직업훈련 강사, 대사관행정원 등이 상당수라고 한다. 이 중 5세 미만의 영유아도 다수 포함됐다. 

국내에 도착한 특별공로자들은 인천공항 계류장에 별도로 마련된 코로나19 PCR 검사 체취소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 이들은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체 체취를 실시한 후 결과를 기다리며 임시생활시설로 사용 중인 경기 김포의 한 5성급 호텔로 이동해 하룻밤을 보냈다.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 및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78여 명이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차량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2021.08.26. photo@newsis.com
검사 결과 대상자 총 377명 중 36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17명은 미결정으로 분류돼 이날 오전 현재까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결정자 17명은 진천에서 재검사를 받게 된다.

이들은 진천에서 14일간 자가격리를 실시, 이후 이곳에서 6~8주간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공항에서 이들에게 바로 단기방문(C-3) 도착비자를 발급해 입국시킨 뒤, 곧이어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으로 신분을 변경해서 안정적인 체류 지위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들의 임시생활 단계가 지나면 취업이 자유로운 체류자격(F-2)을 부여, 자립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부분은 법령 개정이 필요해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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