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아프간…"탈레반, 한국NGO 돕던 사람들 협박"

기사등록 2021/08/20 12:22:29

"아프간 위기, 한국과 무관치 않아"

한국 NGO 지원 이유로 협박받기도

외교부에 보호 대책 등 질의서 제출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참여연대 등 106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책 마련과 평화 정착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8.2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 정부에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등 106개 시민사회단체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면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 지난 2002년 동의·다산부대, 2010년 지방재건팀과 오쉬노 부대 등을 파견한 점을 언급하며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위기가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 변호사는 "현지인 근무자들은 한국 기관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박해받을 위기에 처했다"며 "바로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NGO 활동을 벌였던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당시 알게 된 현지인 모하메드 하심에게 들은 상황을 전했다.

유 위원장은 "하심과 겨우 연락이 닿아 대화를 했는데 탈레반에게 여러가지 협박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며 "단순히 한국 NGO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알고 지냈던 꼬마들도 이제는 성인이 됐는데 여성의 경우 부르카를 쓰지 않으면 외출을 하지 못하고 남성은 군인으로 강제 징집될 가능성이 있어 겁에 질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부와 코이카 등에 이들을 도울 방법을 물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며 "외교부에 간절히 읍소하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탈레반이 여성 인권 존중, 언론 활동 보장 등 공식적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며, 나아가 "한국 정부를 포함한 국제사회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평화 정착과 인권 보장, 난민 보호를 위해 책임 있는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외교부에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 정부 및 한국 기관에서 일했던 현지인 근무자와 그들 가족의 현황 ▲이들 중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경우 현재까지 취한 보호 조치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 및 향후 계획을 묻는 질의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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