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좀 더 일찍 더 많이"…답 없이 모더나 답만 기다리는 정부

기사등록 2021/08/19 10:32:52

정부 "모더나, 22일 구체적인 공급 일정·물량 통보"

정부, 도입 일정·물량 공개 안 해…美·EU, 일부 공개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이 지난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사(社)에 조속한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1.08.1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모더나 사(社)로부터 구체적인 코로나19 백신 공급 일정과 물량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한 정부는 이번 주말에 모더나에서 통보하는 공급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백신 공급 일정과 물량을 '비밀유지 의무' 조항을 들어 공개하지 않는 우리나라 정부와 달리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선 도입 물량과 일정을 담은 계약서를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미국 모더나 사는 7~8월 백신 미공급분을 비롯해 9월 공급분에 대한 구체적인 도입 일정과 물량을 이번 주말까지 문서로 통보하기로 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과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이 지난 13일 미국 모더나 본사를 방문해 공급 차질 및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모더나는 7월 공급하기로 했던 물량 일부를 8월에 공급하겠다고 연기했으나, 이후 '생산 문제'를 이유로 8월 공급하기로 했던 850만회분의 절반 이하만 공급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백신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지난 16일부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2차 접종자들의 접종 간격이 기존 4주에서 6주로 늘어난 바 있다.

정부 대표단은 모더나 측으로부터 물량 차질에 대한 사과는 받았지만,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물량에 대해선 확답을 받지 못했다. 모더나는 당초 8~9월에 공급하겠다고 통보한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모더나가 우리나라에 8~9월 공급하기로 계약한 물량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8월에 공급하기로 한 850만회분은 7월에 들어오지 못한 물량 일부가 포함돼 있어 계약서상에 명시된 정확한 물량은 아니다. 정부는 제약사와 비밀유지협약의 이유로 정확한 도입 일정과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EU 등은 제약사와 맺은 백신 도입 계약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공개한 모더나 백신 계약서 일부분. HHS 홈페이지에서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사진=미국 HHS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계약서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더나, 화이자, 얀센 코로나19 백신 계약 일부를 공개했다. 허가 내용, 공급 단가, 긴급사용승인 옵션 등이 나와 있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가려져 있지만, 1회당 3340만회여분씩 12차례로 총 5억회분을 공급받는 것으로 적혀 있다.

화이자 백신 계약 내용도 미 HHS 홈페이지에서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도입 일정과 물량, 단가가 가려져 있지만,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얀센, 노바백스, 사노피 등 다른 나라 백신의 개발과 도입 관련 계약도 볼 수 있다.

EU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계약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가리더라도 계약서를 공개하는 미국, EU와 달리 우리나라 정부는 연내 공급분만 알리고 있다. 분기별 또는 시기별 공급 계획은 추가 협의를 통해 확정한 뒤에 공개하는 구조다.

정부는 모더나로부터 통보받은 구체적인 백신 도입 일정과 물량을 빠르면 22일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홈페이지에 공개 중인 계약서 목록들. (사진=미 HHS 코로나19 계약 관련 홈페이지 캡처). 2021.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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