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입맛대로 언론 좌지우지할 독소 조항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약자들의 피해는 나 몰라라 하고 본인들 기득권 챙기기만 급급한 민주당이 이번에는 언론 장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역시 민주 없는 민주당답다"고 이같이 규탄했다.
배 원내대표는 "공익보다 자사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상업적 도구로 전락해 가짜뉴스, 편파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는 문제는 분명 언론 역시 개혁의 대상임을 방증한다. 그러한 보도의 피해자를 구제해야 하는 것은 몇 번이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언론중재법은 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정권의 입맛대로 언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독소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고, 되레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요건에 관해 "'악의를 가지고 한 보도'라는 등의 추상적인 표현들은 보도를 사전 검열해서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고위공직자와 기업인에 한해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외키로 한 민주당의 수정안에 대해 "청구 대상을 현직 고위공직자, 선출직 공무원으로 한정하거나 대기업만 포함 시킬 경우 허점이 많다. 전직 고위공직자, 선출직 공무원과 그들이 퇴임한 후에 그리고 전략적 봉쇄소송이 가능한 규모의 기업으로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정의당은 이미 이와 같은 고의·중과실의 추정 6가지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에 대한 수정안을 여전히 제출하고 있지 않다. 자칫하면 언론 통제로 흘러갈 우려가 다분한 법을 저지하기 위한 정의당의 목소리를 가짜뉴스 피해 구제를 위한 법을 저지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무엇이 그리 급해 이리 졸속으로 강행 처리하는 것이냐"면서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그 얕은 속셈을 모르는 시민은 없다. 정작 언론 노조, 언론 단체들이 수차례 요구해왔던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혁, 편집 독립권 확보를 위한 신문법 개정, 지역신문 지원법 등에 대한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상 언론 탄압 시도는 늘 민주주의를 입막음하고 독재를 이어가기 위해 자행되어 왔다. 진정으로 민주당이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이 본연의 역할로 회귀하기를 바란다면 지금 당장 언론 중재법 개정안을 전면 재논의 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개혁 특위를 설치해 충분한 숙의를 통해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8월 임시국회 내 처리 방침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언론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일정 부분 반영됐다"면서 "여야 합의를 통해 빠르게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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