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에 "야스쿠니 신사 방문·공물 전달" 강력 항의

기사등록 2021/08/15 21:09:27
일본 야스쿠니 신사(사진출처: NHK 화면 캡처) 2021.08.15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정부는 15일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공물을 전달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각료 5명이 신사를 찾은데 강력히 항의했다.

신랑망(新浪網)과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야스쿠니 신사 문제와 관련한 기자의 논평 요청에 "일본 정부에 강력한 불만과 단호히 반대한다고 베이징과 도쿄의 외교경로를 통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화춘잉 대변인은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가 발동한 대외전쟁의 정신적인 도구이자 상징으로 죄악이 하늘을 찌르는 14명의 전범을 합사한 곳"이라며 "일본 정계요인의 이런 행위가 정의에 대한 모독이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피해 인민의 감정을 크게 상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화춘잉 대변인은 "일본이 재차 침략의 역사에 대한 잘못된 자세를 보였다며 다시 역사를 직시, 반성하고 약속을 지키기를 촉구한다"고 언명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야스쿠니 등 역사문제에선 언행을 신중히 하고 군국주의와는 철저히 단절해 실제 행동으로서 아시아 이웃나라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 방문이 오랜 시간에 걸친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각국과의 관계에 긴장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대리인을 통해 사비로 구입한 '다마구시료(玉串料)'라는 공물을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했다.

한국과 중국 등이 야스쿠니 신사 방문에 강력히 반발하는 점과 한일 대립 격화를 피하고 싶어하는 미국 정부를 배려해 이 같은 조처를 했다고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중의원 신분으로 야스쿠니를 찾았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를 나서면서 기자단에 "지난 세계대전 당시 일본을 위해 어머니와 아버지, 친구,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며 산화한 존귀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에 존경하고 숭배하는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아베는 총리에서 물러나서고 작년 9월과 10일에 2개월 연속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지난 4월에는 춘계예대제에 맞춰 방문했다.

스가 내각의 각료들은 올해 패전일에 즈음해 지금까지 5명이나 야스쿠니 신사에 잇따라 갔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성, 이노우에 신지(井上信治) 엑스포담당상이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

스가 내각이 지난해 9월 출범한 이래 현직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에 간 것은 2년 연속이다.

13일에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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