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급률 100% 훌쩍 넘어 104.8% 기록
실제 보유 여부 반영한 자가점유율 57.9%
최저주거기준 미달 주택 거주 비율 4.6%
주택수에 더해 '질 좋은 주택' 확보도 중요
이 중 주택 공급을 얘기할 때 주로 거론되는 지표는 '주택보급률'입니다. 주택 수를 일반가구 수로 나눈 비율인 주택보급률은 주택재고가 거주가구수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 혹은 얼마나 부족한지 판단하는 데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이미 100%를 넘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보급률은 2008년 100.7%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 2019년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이 104.8%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여전히 내 집 없이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에 도달했는데 말입니다.
이는 한 가구가 여러 채 주택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1가구 1주택 원칙을 강조하며 다주택자 줄이기에 혈안이 된 것도 이런 수요의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더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실제로 누가 갖고 있느냐를 반영할 수 있는 자가점유율과 자가보유율입니다.
'자가점유율'은 자기 소유의 집에 자기가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을 말합니다. 국토부가 전국 5만1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3일 공개한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서 따르면 자가점유율은 57.9% 수준입니다.
여전히 절반가량은 무주택자인 셈입니다.
자가점유율은 2016년 56.8%, 2017년 57.7%, 2018년 57.7%, 2019년 58.0% 등 조금씩 오르고 있는 추세였으나 지난해에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전체 가구 대비 자기 집을 보유한 가구의 비율을 뜻하는 '자가보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60.6%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61.2%에 비해서는 0.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예년 수치와 비교하면 비교적 큰 폭의 하락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구 분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 집값이 크게 올라 집을 사지 못하고 임대차 시장에 남은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살고싶어 하는 곳에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또다른 원인일 것입니다.
정부는 '주거복지로드맵'을 내놓는 등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런 통계를 볼 때 국민들의 주거 여건이 그리 나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하·반지하·옥탑방에 거주하는 사람의 비율이 2019년 1.3%에서 2020년 1.6%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청년층(1.9→20%)과 고령층(1.3→1.8%)의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 비율이 1년 전에 비해 늘어났습니다.
국민들의 주택 보유 열망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주택보유 의식을 조사한 결과 국민 87.7%가 '내 집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2019년 84.1%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정부는 실수요자 위주의 부동산 시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주택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택의 질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수치 상으로 주택 보급이 충분해도 질이 떨어지는 주택이 많으면 이주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 미달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4.6% 수준입니다.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이런 주택을 살만한 집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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