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 의료진·환자·보호자 대상 만족도 조사
환자·보호자 80.2%는 수술실 CCTV 녹화에 '만족'
의료진도 CCTV 설치 후 우호적으로 입장 변화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한 유명 병원이 CCTV를 실제로 설치하고 의료진∙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환자∙보호자의 만족도는 80%를 넘었고 CCTV에 대한 의료진의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주목된다.
관절·척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힘찬병원은 실제로 수술실 CCTV를 설치∙운영한 이후 의료진과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힘찬병원은 지난 6월 부평점과 목동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했고, 7월부터는 강북점과 창원점에도 확대하여 4개 지점의 모든 수술실(총 25실)에 CCTV를 전면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힘찬병원이 지난 6월 21일부터 7월 31일까지 부평, 목동, 강북힘찬병원 의료진(의사, 수술실·마취과 간호사) 147명과 수술환자·보호자 1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와 의료진에서 모두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의료진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의 반응이 좋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 생각한다'는 답변의 비율이 39.5%로 가장 높았다. 의료진의 36.1%는 '처음에는 의식이 되고 위축됐지만 차츰 괜찮아졌다'고 답했다.
다만 의료진의 17%는 CCTV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졌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병원 측은 CCTV 설치 시행 전 찬성 49.7%, 반대 48.3%, 무응답 2%로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의료진의 입장이 시행 후 다소 우호적∙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환자∙보호자는 ‘수술실 CCTV 녹화’와 ‘실시간 시청’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수술실 CCTV 녹화에는 80.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매우 만족 26.7%, 만족 53.5%).
환자∙보호자의 61.4%는 CCTV 녹화에 동의한 이유에 대해 '녹화를 하는 것 자체 만으로 믿음이 가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최근 잇따른 대리수술 의혹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37.6%)', '혹시 모를 의료분쟁에 대비하기 위해(7.9%)'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환자의 수술과정을 보호자가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부분도 응답자(실시간 시청 보호자)의 80.4%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매우 만족 26.8%, 만족 53.6%).
보호자들은 수술과정 실시간 시청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수술장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안심이 될 것 같아서(69.6%)', '대리수술 여부 등 문제점이 없나 확인하기 위해서(39.3%)'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불안함을 덜 수 있어서(37.5%)' 등의 답변을 내놨다.
다만 관련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이나 개인정보유출 우려 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의료진의 경우 CCTV 설치∙운영과 관련해서 향후 바라는 점에 대해 '수술 보조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60.5%)',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회복돼 CCTV가 불필요하기를 희망(48.3%)', 'CCTV 설치를 의무보다는 개별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겨야(18.4%)' 등의 지적을 내놨다.
환자∙보호자는 수술실 CCTV 녹화와 관련해 걱정스러운 점이 특별히 없다(75.2%)는 입장이 대다수였지만 일부는 '신체노출에 대한 녹화(17.8%)' '영상노출 등 보안문제(12.9%)' 등이 걱정스럽다고 응답했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최근 잇따른 대리수술 논란으로 추락한 의료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결단하게 되었지만 의료진이 CCTV에 대해 느끼는 기본적인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행 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의료진이 수술 현장에서 위축되는 부분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무엇보다도 환자나 보호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간 신뢰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궁극적으로는 서로간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어 CCTV가 필요없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