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하루 앞두고…'유대인 학살 희화' 개·폐회식 연출자 해임

기사등록 2021/07/22 15:03:29

조직위 회장 "깊이 사과…외교상 문제로 조속 대응"

[도쿄=AP/뉴시스]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22일 개회식과 폐막식 '쇼디렉터' 인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48)를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그가 과거 유대인 학살을 희화화 했다는 논란 때문이다. 사진은 조직위 측이 공개한 고바야시의 사진. 2021.07.22.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개·폐막식 담당자가 유대인을 희화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2일 공영 NHK, 아사히TV 계열 아사히뉴스네트워크(ANN) 등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개회식과 폐막식 '쇼디렉터' 인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48)를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조직위 위원장은 이날 "개회식을 목전에 앞두고 이러한 사태가 되어 많은 관계자, (도쿄)도민,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일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고바야시에 대해서는 "오늘 아침 정보가 들어올 때까지 과거 발언은 몰랐으나, 외교상 문제도 있어 조속히 대응하기 위해 해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문제를 조사했어야 했다면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고바야시는 20여년 전 콩트를 연기하는 2인조 '라멘즈'로 데뷔했다. 이후 극장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특히 최근 라멘즈 활동 당시 유대인 학살을 희화화한 듯한 콩트 영상이 인터넷 상에 논란이 됐다. 콩트에서 고바야시는 "아 그 유대인 대량 참살 놀이하자고 했을 때 그거 말이지"라는 대사를 했다.

미국의 유대인계 인권 단체 '사이먼 비젠탈 센터(SWC)'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무리 창조적인 인물이라 하더라도 나치의 대량학살 희생자를 비웃을 권리는 없다. 이 인물이 도쿄올림픽에 관여하는 일은 600만명 유대인 기억을 모욕하는 일이다"고 비난하면서 파문은 커졌다. 

고바야시는 해임 후 성명을 발표하고 1998년 신인 연예인을 소개하는 영상 중 "내가 쓴 콩트의 대사에 극히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 포함됐다"고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어리석은 표현 선택이 잘못됐다고 이해하고 반성하고 있다. 불쾌하게 생각하신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고 사과했다.

도쿄올림픽 관계자가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이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일에는 개회식 작곡 담당자 중 한 명이었던 오야마 게이고(小山田圭吾)가 과거 장애인 친구를 수년 간 괴롭혔다는 이른바 '학폭' 논란으로 사퇴했다.

올해 3월에는 개·폐막식 총괄 책임자였던 사사키 히로시(佐々木宏)가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연출 방안을 제안했다가 파문을 불러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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