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더비 1R 탈락' 오타니 "달리기 한듯 숨이 찼다"

기사등록 2021/07/13 15:24:47
[덴버=AP/뉴시스]오타니의 미소. 2021.07.13.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첫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1라운드 탈락의 아쉬움을 맛본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피곤했지만 즐거웠다"는 소감을 내놨다.

오타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1 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 1라운드에서 후안 소토(워싱턴 내셔널스)에게 28-31로 패했다.

소토가 4분 동안 22개의 홈런을 친 뒤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초반 1분 동안 담장 밖으로 단 1개의 타구만 날렸다.

첫 3분 중 1분 20초를 남기고 타임을 요청했을 때 오타니의 홈런은 5개 뿐이었다. 하지만 남은 1분 40초 동안 11개의 홈런을 양산한 오타니는 비거리 보너스로 얻은 1분의 추가 기회에서 6개의 홈런을 쳐 소토를 따라잡았다.

1분의 1차 연장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6개의 홈런을 쳤다.

5분 간의 혈투에도 홈런 28개로 어깨를 나란히 한 두 선수의 희비는 2차 연장인 3번의 스윙오프에서 갈렸다.

소토가 3개의 홈런을 친 반면 오타니는 첫 타구에 땅볼을 날려 치열한 승부가 끝이 났다.

홈런 더비를 마친 뒤 오타니는 "무척 피곤하고 많이 지쳤다. 사실 연장이 되지 않았으면 했다"며 "하루에 방망이를 그렇게 많이 돌린 적이 없었다. 방망이를 휘두른 양이 한 시즌 중 가장 많았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방망이를 워낙 많이 휘둘러서 숨이 찼다. 인터벌 달리기를 한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초반에 고전했던 이유가 있었다. 올 시즌 투타 겸업을 이어가고 있는 오타니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타격 훈련을 따로 하지 않는다.

그는 "배팅 훈련을 잘 하지 않아서인지 거리감이 잡히지 않았다. 계속 치면서 좋아지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오타니는 처음 경험한 홈런 더비를 한껏 즐긴 모습이었다.

오타니는 "홈런 더비를 마친 후 무척 지쳐있었는데, 끝나고 보니 즐거웠다"면서 "일본에서는 홈런 더비만으로 관중이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좀처럼 할 수 없는 경험이라서 즐거웠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선발 투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사상 최초의 일이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한 선수가 같은 해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 자격을 얻은 것은 오타니가 처음이다.

그는 "일단 마운드 위에서 집중하겠다. 이후 타석에도 설텐데 잘 다듬어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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