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백(道伯)' 출신 대선주자들의 엇갈린 명암

기사등록 2021/07/10 05:00:00

이재명 이낙연 홍준표 대권 순항 중...윤석열과 각축

원희룡 김태호 최문순 김두관 양승조 추격전 나서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21.07.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상훈 기자 = 8개월여 앞둔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도백'(道伯,도지사) 출신 여야 대선주자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행정 경험과 정무적 감각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대권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공정과 정의라는 시대정신을 탄 이는 고공행진을 하며 정치적 경륜과 인지도가 높은 이도 순항하고 있다.

반면 대중적 인지도가 낮거나 한동안 주류 정치에서 벗어나 있던 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전남지사 출신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3자 구도를 형성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사는 높은 인지도와 공정이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높은 인지도와 풍부한 정치와 행정 경험이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권에서는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당내 선두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홍 의원은 정치적 경륜과 풍부한 행정 경험에다 인지도도 높다.

반면 최문순 강원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경남지사를 거친 김두관 민주당 의원 등 여당 대선주자들은 낮은 인지도와 비주류라는 이유로 고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1월 경선 컷오프를 앞두고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강원지사 출신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와 후보 단일화에서 패해 일찌감치 대권의 꿈을 접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경남도지사 출신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비주류인 데다 인지도가 낮아 후발주자로 뒤처져 있다.

◆대권 순항 중인 이재명 이낙연 홍준표 ‘3인방’

여권 대선주자 선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사이다 발언과 타고난 정치적 감각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악재로 여야의 집중 공격을 받았음에도 건재함을 보이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장모 유죄, 부인의 ‘쥴리’ 논란과 논문 표절 의혹 등 잇단 악재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하락해 오히려 이 지사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받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4차 TV토론 과정에서 ‘미군 점령군’, ‘바지 발언’ 등으로 여당 대선주자는 물론 야권 대선주자로부터도 십자포화를 맞았다. 더욱이 이 지사는 바지 발언에 대해 사과도 했다.
 
하지만 이 지사 지지율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큰 격차를 보이며 선두로 질주하고 있다. 이 지사는 본경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3차례에 걸쳐 발표하는 ‘슈퍼 위크’ 초반에 압도적인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18세 이상 1천5명에게 조사한 결과, 내년 대선에서 두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물음에 43%가 이 지사를, 33%가 윤 전 총장을 꼽아 양 주자간 격차가 10%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이번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이 지사는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해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불안한 후보’이미지를 불식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경선 토론회를 거치면서 경륜과 안정감이 부각되면서 지지층이 재결집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국민면접에서 1위를 차지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 전 대표는 토론 등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자신의 경륜과 품격 등을 당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 전 대표는 4개사 양자 대결 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 36% 동률을 기록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뭔가 바닥이 꿈틀거리고 있고 큰 변화가 시작됐다고 감지한다”며 “후원금이 폭주하고 있고 우리 지지층이 다시 모이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고 말했다.

1년 3개월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복당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민의힘 내 선두주자인 홍 의원은 복당 후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며 10%를 웃돌고 있다.

홍 의원은 당대표와 도지사를 거치며 의정과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거침없는 소신 발언이 ‘트레이드마크’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저격수’ 역할도 자처한 그는 ‘윤석열 X파일’, 윤 전 총장의 국정농단 수사 등에 대해 공세를 퍼부으며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선발주자 추격 나선 원희룡 김태호 최문순 김두관 양승조

 ‘저평가 우량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는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자강론 후보로 부상했다.

원 제주지사는 지난 7일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을 가졌는데 국민의힘 현역 의원 34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제주도에 있어서 이 바닥에 크게 공개가 안 된 사람이라 처음 시작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대통령으로서 갖출 자질은 다 갖췄다고 본다”고 원 지사에 힘을 실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15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다.

김 의원은 “제 지지도는 0%지만, 0자 무시하지 말라.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며 “‘0선’ 이준석 대표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 잘 아시지 않나”라며 대권 도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광역·기초 의원, 군수, 도지사 등을 두루 거치며 선거 경험이 많다는 점을 본선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두관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가 오는 11일 경선 컷오프를 앞두고 본선행 티켓 1장을 거머쥐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3명 중 2명은 조기 탈락하는 셈이다.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렸던 김 의원은 인지도가 높지만 지지율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경선에서 친문 계파주의를 비난한 것을 공개 사과하는 등 친문과 묵은 감정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취약 지역인 영남 대선주자인 점이 경쟁력이다.

여권 내 유일한 부산·울산·경남(PK)지역 대권 후보인 김 의원에 대해 부산지역 시민사회계 인사 등 1200명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지 선언 참가자들은 지난 2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의원은 부울경을 넘어 대한민국을 통합하고 책임질 수 있는 후보이자 본선 경쟁력과 확장성을 가진 후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김 후보의 정치 철학과 삶은 국가의 미래 비전과 그 맥락이 상통하고 진정한 지방분권의 ‘희망 씨앗’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방송 기자 출신인 최 지사는 지난 4일 민주당 국민면접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컷오프 생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 지사는 정부와 기업이 청년들의 취업을 책임져야 한다는 ‘취직 사회책임제’와 육아 기본수당 공약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최 지사는 지난 6일 TV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와 함께 이 지사의 ‘바지 발언’을 에둘러 비판하는 등 이 전 대표와의 연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 지사는 유일한 충청권 후보라는 점에서 본경선 흥행카드 경쟁력을 어필하고 있다. 또 부친의 고향을 매개로 충청도와 관계를 강조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맞서 충청대망론 적자론도 편다.

양 지사는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과 저출산·고령화·사회 양극화 등 대한민국 3대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등 충남지사로 활동한 지난 3년간 이뤄낸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파주=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7.07.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nsh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