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등 피해 집중…인명피해도
비구름대 두껍게 하는 '하층제트' 때문
공기 냉각되는 밤에 더 활발히 활동
특히 올해 장마철에는 낮보다 밤부터 새벽 사이 많은 비가 내리는 '야행성 폭우'가 잇따르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및 각 지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올해 장마철 폭우가 집중된 광주와 전남 등 지역들을 중심으로 호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전남 광양에서는 시간당 최고 70㎜ 이상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새벽 급류에 휩쓸린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우로 넘친 하천이 주변 주택으로 흘러들어왔고 60대 후반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광양시 진상면의 한 마을 야산에서는 쏟아지는 비에 흙이 사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리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2채가 완전히 반파됐고, 강진·해남·장흥 등에서도 주택 36세대가 물에 잠겨 47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는 장맛비로 공공시설 237곳이 피해를 보고 도심 도로 곳곳에 배수 문제로 물이 들어찬 상황이다.
올해 장마철에는 낮에 비해 밤부터 새벽 사이 본격적으로 빗방울이 쏟아지는 야행성 폭우가 이어지면서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시민들이 인명·재산 피해를 겪고 있다.
전남 광양에서 사망한 60대 여성도 새벽 시간 급격히 불어난 급류에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기는 상층으로 갈수록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 높은 곳에서 부는 강한 바람을 제트 기류라고 한다. 반면 상층 외에도 대기 하층에 강하게 부는 바람이 있는데 이를 하층제트라고 한다. 하층제트는 지상으로부터 약 1~3㎞ 높이에서 생기는 공기의 빠른 흐름으로 풍속은 약 10~12.5m/s를 나타낸다.
대륙 상층에 존재하는 따뜻한 티베트고기압은 북쪽으로 상층제트가 위치하게 되는데 남하하는 과정에서 하층제트와 만나게 되면 급격하게 구름이 발달하면서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 특히 하층제트는 낮보다 밤에 더 강한데, 낮에는 공기가 지표면 가열로 상하층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밤에는 공기가 냉각돼 이같은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밤에는 공기의 상하층 운동에 의한 마찰이 적어 하층제트가 힘의 감소 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여름철 집중 호우에 의한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각이 주로 새벽인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호우의 약 80% 이상이 하층제트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름철 하층제트가 발생했다면 호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기상청 설명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남부지방에 위치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북과 경남권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충청권과 남부지방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와 많은 비가 내리겠다. 특히 남부지방은 매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져 적은 비로도 큰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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