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감염재생산지수 1.24…델타 변이 위협도
다음주 '새 체계 3단계로 격상' 또는 '추가 유예'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3일째 500명을 초과하면서 새 거리 두기 체계로도 3단계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종전보다 다소 완화된 거리 두기를 적용하더라도 '예외 없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기존 거리 두기 체계와 비슷하거나 일부 강화된 방역 조처를 따라야 한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743명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는 662명으로 이 가운데 서울 286명, 경기 227명, 인천 28명 등 수도권에서 전국 확진자의 81.7%인 541명이 집중됐다.
평일 검사 결과가 반영되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631명→606명→619명→614명 등 600명대였던 수도권에선 검사량이 감소하는 주말 영향에도 500명대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서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매일 600명 이상 확인된 건 3차 유행 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29일부터 올해 1월1일 이후 6개월여(183일) 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수도권의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2일 508.9명, 3일 531.3명, 4일 546.1명으로 3일째 500명을 초과했다.
이는 이달 1일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3번째 개편안상 3단계 격상 기준에 해당한다. 새 체계에서 수도권 지역은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3일 이상 500명 이상이면 3단계로 상향한다.
확진자 수 이외 다른 방역 지표도 좋지 않다.
감염자 1명당 2차 확진자 평균으로 전파력을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27~7월1일 수도권에서 1.24로 집계됐다. 전국 1.20보다 높은 수치로, 1.2 이상이면 전체 인구의 20%가 지역마다 고르게 백신 예방접종을 받고 항체가 형성돼야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방역 당국은 설명한다.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펍, 바, 감성주점, 클럽 등은 물론 학원까지 감염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례인 서울 마포구 음식점(홍대 펍)·경기 영어학원 집단감염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301명으로 300명을 넘었다. 홍대 펍 관련 59명 외에 원어민 강사들을 고리로 수도권 소재 영어학원 8곳에서 확진자가 확인되고 있다.
더군다나 해당 집단감염에선 최소 9명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델타 변이는 알파(영국) 변이보다 전파력이 1.6배, 입원율은 2.26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은 국내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래 역대 두번째로 많은 81명의 해외 유입 확진자가 보고됐다. 지난해 7월25일 0시 기준 86명 이후 최다 규모로 델타 변이가 유행 중인 인도네시아 입국자 39명 등이 다수 확진됐다.
새 거리 두기 체계 시행을 일주일 뒤로 미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수도권 3개 시·도는 이번 주말까지 유행 상황을 지켜본 후 유예 기한인 이달 7일 전까지 새 거리두기 체계 시행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수도권 지역 유행 상황이 지금과 같이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의 선택지는 ▲현행(구) 거리 두기 유예(새 거리 두기 시행 재연기) ▲새 거리 두기 3단계 시행 등 2가지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상 3단계는 '권역 유행·모임 금지' 단계다.
우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부분은 강화된다. 기존 체계에서는 직계가족 모임은 예외적으로 8인까지 허용했지만 새 체계에서는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새 거리 두기 2단계에서 예외로 두는 돌잔치 16명까지 허용 예외도 3단계에선 적용되지 않는다. 결혼식, 장례식과 같은 행사에서도 49인까지만 모일 수 있다.
유흥시설은 집합금지가 해제되지만 식당·카페 등 취식, 실내체육시설·직접판매홍보관·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처럼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물론 7일까지 유예한 새 거리 두기 적용을 추가로 늦출 가능성도 있다. 현재 수도권 유행의 한 축인 클럽 등 유흥시설의 경우 기존 거리 두기 체계에선 집합금지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체계를 5~6개월간 했는데도 신규 확진자 수는 500~600명대를 유지하다 갑자기 급증했다"며 "기존 거리 두기 체계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인데 일종의 '방역 레임덕'이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 거리 두기를 적용한다면 원칙대로 수도권은 3단계를 적용해야 한다. 원칙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새 거리 두기 3단계 격상과 기존 방역 조처 추가 유예 사이에 고민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새로운 거리 두기 체계 3단계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거라고 보고 있고, 지금 일주일간 연기를 시켰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를 조금 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체계개편을 연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며 "해당 지자체 결정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 현재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지자체와 함께 계속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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