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으로 똘똘 뭉친 덴마크, 29년 만에 유로 4강

기사등록 2021/07/04 09:18:36

덴마크, 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와 4강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생사 위기를 극복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덴마크를 똘똘 뭉치게 했다. 덴마크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에서 4강에 오르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덴마크는 4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젠의 바쿠에서 열린 체코와의 유로2020 8강전에서 델라니, 돌베리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덴마크는 우승을 차지했던 1992년 이후 29년 만에 4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내리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기적같은 반전이다.

시작부터 악재가 찾아왔다. 간판 자원 에릭센이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정지까지 와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수술대에 올라 위기를 넘겼으나 팀에 다시 합류할 순 없었다. 큰 충격을 받았던 덴마크 선수단은 에릭센을 위해 똘똘 뭉쳤다.

우승후보 벨기에와의 2차전까지 1-2로 진 덴마크는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최종전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1승2패(승점 3)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1을 기록, 핀란드(-2), 러시아(-5·이상 승점 3)를 따돌리고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16강에서 웨일스에 4-0 대승을 거둔 덴마크는 이날 난적 체코까지 잡으며 29년 만에 4강이라는 기쁨을 만끽했다.

휼만트 덴마크 감독은 에릭센과 관련해 "우리 모두가 왜 축구를 시작했는지, 축구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깨우쳤다. 나와 선수들 모두 에릭센을 가슴에 안고 뛰고 있다"며 "에릭센이 살아남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항상 그를 생각하고,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덴마크는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잉글랜드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오는 8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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