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의 겨울' 엘리자 수아 뒤사팽, 신간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기사등록 2021/06/29 11:22:15
[서울=뉴시스]엘리자 수아 뒤사팽 (사진=북레시피 제공, © Romain Guélat 2020) 2021.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첫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로 스위스 문학상, 프랑스 문필가협회 신인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문단의 주목을 받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세 번째 소설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가 출간됐다.

1992년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엘리자 수아 뒤사팽은 파리와 서울, 스위스의 포렌트루이를 오가며 자랐다. 

'속초에서의 겨울'로 작가의 입지를 굳힌 그는 두 번째 소설 '파친코 구슬'에서 도쿄를 무대로 태생의 뒤얽힌 실타래들을 풀고 한국전쟁 후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의 디아스포라를 이야기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에서 작가는 전작들의 배경이었던 한국, 일본에 이어 이번엔 러시아의 국경선 근처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무대와 객석으로 독자를 데리고 간다.

늦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즌, 공연이 없는 황량한 서커스 울타리 안에서 세 명의 단원이 러시안 바 훈련을 한다.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두 남자가 러시안 바를 어깨 위에 올리고서 트램펄린 챔피언이었던 안나를 공중으로 날아오르게 한다. 울란우데에서 열리는 국제 서커스 경연대회를 준비 중인 이들은 3회전 공중제비 연속 4회 성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서울=뉴시스]책 '블라디보스토크 서커스' (사진 = 북레시피) 2021.6.29. photo@newsis.com
서로가 최고 수준의 유대감을 갖춰야 하는 그들은 가까워졌다가도 어느 순간 '마치 원자핵이 터진 것처럼' 서로 멀리 떨어져야 하는 고독한 존재들이다.

의상 제작을 위해 러시아에 온 나탈리는 이미 친분이 형성되어 있는 이들 팀에 끼어들려고 애쓰지만, 왠지 자신감이 없다.

낯선 곳,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러시안 바'라고 하는 서커스 종목을 통해 의사소통을 이루고 서로 간 신뢰와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섬세하고 감미로운 소설이다. 김주경 옮김, 268쪽, 북레시피,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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