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약' KIA·한화·롯데…외국인 사령탑 수난 시대

기사등록 2021/06/29 07:24:00 최종수정 2021/06/29 18:53:53

KBO리그 최초로 한 시즌에 외인 감독 3명

성적표는 우울…3약에 머물러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이 2021동계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2.01. hgryu77@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올해 KBO리그에는 외국인 감독이 3명이나 된다. 40년의 KBO리그 역사에서 외국인 감독은 총 5명이었는데, 이중 3명이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다.

성적표는 우울하다.

시즌 도중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롯데 자이언츠는 28승 1무 39패로 8위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2년째 이끌고 있는 KIA는 25승 42패로 9위고, 올 시즌을 앞두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한 한화 이글스는 26승 44패로 꼴찌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올해 KBO리그에서 1위부터 7위까지 촘촘하게 붙어있다. 28일 현재 1위 KT 위즈와 7위 두산 베어스의 경기 차는 7.5경기다.

8~10위 롯데와 KIA, 한화는 뚝 떨어져 있다. 롯데는 두산에 4.5경기 차로 뒤진 8위다. 롯데와 KIA는 3경기 차, 한화는 3.5경기 차다.

과거 외국인 감독의 성공 사례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롯데의 암흑기를 끊어낸 사령탑이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하위권을 전전하던 롯데를 부임 첫 해인 2008년 3위에 올려놨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8년 만이었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8~2010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 2호 외국인 감독인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감독은 부임 2년째인 2018년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 외국인 감독의 성적표는 대조적이다.

윌리엄스 KIA 감독은 부임 첫해인 지난해 팀을 6위에 올려놓으며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기대를 부풀렸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KIA는 2021시즌을 앞두고 전력 손실이 컸다. 2020시즌이 끝난 뒤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갔다. 별다른 전력 보강은 없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1.05.26. myjs@newsis.com
여기에 최형우, 나지완 등 베테랑 야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해 전력이 더욱 약화됐다.

5월말과 6월초 외국인 원투펀치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연달아 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6월 이후 KIA는 22경기에서 6승 16패에 머물렀다.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까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KIA는 6월말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빠진 상태로 경기를 치렀다.

소통 문제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윌리엄스 감독의 요청에 따라 KIA는 지난 20일에는 수석코치를 마크 위더마이어 코치에서 김종국 코치로 변경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KIA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데려왔던 코치를 잔류군으로 보낸 결정을 내린 것은 소통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과 수석코치가 모두 외국인이라 현장과 프런트, 선수와 감독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하위권 추락은 어느정도 예견됐던 바다.

지난해 10위에 머문 뒤 리빌딩을 천명한 한화는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수베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리빌딩 작업에 한창이다. 수베로 감독도 당장의 성적보다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를 운영한다.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성적이 따라주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하위권에 머물면서도 크게 뒤처지지 않았던 한화는 점차 한계에 부딪히면서 가을야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시즌 개막 후 약 한 달 정도가 지난 5월 11일부터 롯데를 이끌고 있는 서튼 감독은 부임 직후 어려움을 겪었다. 5월 11일부터 5월 31일까지 롯데는 3승 1무 11패에 그쳤다.

6월 이후 롯데는 13승 10패를 거두며 반등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가을야구 진출권인 5위와는 거리가 멀다. 서튼 감독 부임 후 롯데의 승률은 0.432(16승 1무 21패)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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