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앱으로 주문 후 갑질, 비난 글도
"점주 방어권 없어…개인 아닌 구조 문제다"
화재 등 논란, "범국민대책위라도 만들어야"
22일 오전 참여연대·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를 맡은 김은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오늘 저희는 수많은 쿠팡의 문제 중에 리뷰와 별점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악성 리뷰에 의한 점주 피해가 늘고 있다"는 발언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최근 쿠팡이츠에 서비스를 이용하던 서울 동작구 50대 음식점 점주 A씨가 숨진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8일 소비자로부터 전날(5월7일) 주문한 음식 중 새우튀김 하나를 남겨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색깔이 이상하다면서 환불 요구를 받았다. A씨는 고객의 요구에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주겠다고 했고, 전액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는 여기에 불만을 품고 쿠팡이츠에 별점 하나와 비방리뷰를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의장은 "이후 소비자는 4차례 매장으로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구하며 고성을 질렀다"며 "A씨는 이후 3차례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환불요구 관련 전화 통화 중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5월29일 사망했다"고 말했다.
단체는 쿠팡이츠가 소비자 리뷰에 대한 점주 댓글을 막는 등 점주의 대응 방법이 전무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 스파게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주 B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쿠팡이츠에 문제점을 규탄했다.
그는 "쿠팡이츠에 들어가지도 않은 재료가 들어갔다는 등 악의적 허위 글이 달려 쿠팡에 블라인드 처리를 요구했지만, 쿠팡 측은 주관적 생각이 담긴 리뷰는 블라인드 처리할 수 없다고 했다"며 "몇 번이나 쿠팡이츠에 고객 리뷰에 답변할 수 있도록 해달라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고객과 가맹점들이 싸우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쿠팡이츠를 포함한 배달 앱 전체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다며, 리뷰와 별점 평가 외에 새로운 음식점 평가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다.
김 사무국장은 "악성리뷰에 대한 삭제나 블라인드 처리가 가능해야 한다"며 "별점 평가 제도 외에 재주문율이나 단골고객점유율 등을 별점에 가산하는 방식의 객관적 매장 평가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사망이나 화재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이쯤 되면 국민들과 함께 쿠팡에 대한 범국민대책위원회를 만들어야겠다"면서 "너무 많은 문제가 터져서 쿠팡도 정신없고 힘들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문을 열고, 당사자들과 함께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최근 쿠팡은 이천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한 비난을 받고 있다. 김범석 쿠팡 국내 이사회 의장의 책임 회피 논란까지 번지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탈퇴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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