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체제 '무난한' 지도부 완성…'스타일' 평가는 일러

기사등록 2021/06/17 16:14:29

사무총장은 군 출신, 정책위의장은 율사 출신

계파색 옅고 능력 고려한 무난한 인사란 평가

역할에 따라 초선·중진 발탁 병행하며 '균형감'

대선 관리, 경선룰 세팅에서 '스타일' 드러날 듯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인선을 마무리지으면서 당 지도부의 골격이 완성됐다.

지난 11일 당대표로 선출된 지 엿새 만에 진용을 갖춘 이준석호는  잇단 파격 행보 속에서 주변의 불안한 시선을 의식한 듯 비중 있는 당직은 선수(選數)를 고려하는 균형감을 보여 일각의 우려를 해소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예고했던 대로 공정과 능력주의를 중시하는 기조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 국면에서의 관리 능력이나 경선 과정에서 룰 세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이준석 스타일'이 드러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당 사무총장에 강원 출신 3선 한기호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는 부산을 지역구로 둔 3선 김도읍 의원을 각각 최고위원회 의결과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임명했다. 

당의 살림과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대선을 앞두고 역할 비중이 더 커진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4선 권영세 의원이 이 대표의 삼고초려에도 사무총장직을 고사하면서 차선책으로 한기호 의원이 결정됐다.

이를 두고 영남권 비중이 큰 당 내에서 비주류나 다름없는 강원 출신인데다 계파색이 옅은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 대표의 '천안함 눈물'과 연계지어 군 장성 출신인 한 의원의 원리원칙주의적인 면모를 주목하기도 한다.

한 의원은 원내부대표, 최고위원, 강원도당위원장,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등의 이력으로 사무총장직을 맡기에는 한계론도 제기됐으나 사무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웬만한 자격은 갖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가 권영세 의원을 지도부로 영입하지 못했지만 권 의원을 모셔오려고 하는 행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군 출신으로 합리적인 성품이라 당 내 조직 관리에서도 대선 국면에서 큰 잡음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반면 한 의원의 과거 막말 논란을 들어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한 의원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국으로출국한 것을 두고 "이일병 교수, 이해가 된다. 강경화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다", "강 장관도 이해가 된다. 장관이 일등병과 살았으니 장군하고 살았으면 몰라도"라고 조롱한 바 있다.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선 "북한은 언론 매체에 바다에 떠내려온 오물을 청소했다고 하는데 청와대는 아무런 대꾸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그 오물 쓰레기 중 하나가 아닌가"라고 문 대통령을 오물 쓰레기로 비유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총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7. photo@newsis.com
세월호 참사 당시 한 의원은 "북괴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가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는 막말로 구설에도 오른 바 있다. 2013년에는 임신 중 뇌출혈로 사망한 여군 중위가 순직 처리되자 '당사자에게도 귀책 사유가 있다'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하루 만에 사과하기도 했다.

정책위의장으로 율사 출신의 국회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을 임명한 것도 무난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주로 경제전문가 중심의 정책통을 발탁했던 관행과 달리 이 대표가 "정무적인 정책 전문성을 더 중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당 내에서 나온다.

이력을 놓고 보면 김 의원은 원내부대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간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맡았다.

김 의원이 3선으로서 의정활동을 한 경험과 다양한 현안을 다루면서 이해관계가 있는 관련 분야를 어떻게 잘 조정할 것인가를 이 대표가 염두에 뒀을 것이란 지적이다. 학자 출신은 아니지만 각 분야마다 전문성을 가진 의원들을 이끌고 대선공약을 다루는 정책위의장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이 대표는 당대표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으로는 모두 영남권 초선인 서범수, 황보승희 의원을 먼저 선임한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PK 지역구를 가진 데다 이 대표가 활동하는 협동조합 방식의 카페 '하우스(how's)' 조합원이라는 점을 지적받기도 했지만 큰 논란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 지도부에서 '레드팀'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비서실장이나 수석대변인은 아무래도 당대표와 함께 활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평소에도 조금 개인적으로 좀 신뢰하는 분들이 필요하고 그 분들도 역할을 잘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기호 의원이나 김도읍 의원에 대해서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기 때문에 인선을 참 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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