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묻지마 폭행·위협'…심신미약 인정됐지만 실형

기사등록 2021/06/13 11:21:39

모르는 사람 상대로 폭언·폭행해

심신미약 인정하면서도 1년6월

13회 전과 有…"죄질 좋지 않아"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모르는 사람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가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인정하면서도 실형을 선고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폭행·폭행치상·특수재물손괴·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지난 7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일면식 없는 5명을 상대로 아무런 이유 없이 위협적인 행동을 하거나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9년 12월5일 노원구 한 대형마트에서 계산을 하려고 기다리던 A씨는 남성 B(49)씨에게 "XX 년, X 같은 년, 지 일이나 하지 상관하고 있어, 뭘 봐, 너 일이나 해" 등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가 난 B씨가 A씨의 멱살을 잡고 밀치자 A씨도 B씨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려 골절 등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1월24일엔 남성 C(31)씨가 운영하는 노원구 의류매장에 핫도그를 들고 방문했다가 C씨로부터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에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행인 D(51)씨를 자신을 노려봤다면서 밀쳐 넘어뜨렸다고 한다.

또한 A씨는 같은 해 5월20일엔 술에 취해 노원구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폐쇄회로(CC)TV 시설점검을 마치고 돌아온 남성 E(44)씨를 아무런 이유없이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9일에는 과거 자신이 폭행 혐의로 신고했지만 검찰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남성 E씨(43)씨에게 불만을 품어 보복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당시 A씨는 E씨가 운전하는 모습을 보고 근처에 있던 나무 의자로 승용차 앞 유리를 내려쳐 깨뜨렸고, E씨가 차량에서 내리자 A씨는 "내가 너 검사 앞에서 죽여버릴 거야"라고 외치며 나무 의자로 E씨 어깨를 내려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3년 4월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같은 해 10월께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2016년 9월께까지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정신감정을 실시한 치료감호소 담당 의사는 "A씨가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변별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이 모두 저하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상당기간 조현병을 앓았으나 현실판단능력이 저하돼 정신과적 약물치료를 거부하고 있어 전문·입원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재판부는 A씨의 심신미약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전과를 지적했다. A씨는 2002년부터 2019년까지 13차례에 걸쳐 폭력범죄 등을 저질러 재판에서 집행유예 내지 징역형까지 선고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범행 횟수 및 내용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전과가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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