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당 이미지 쇄신 위해 억울한 의원 이용 안 돼"
김한정·김회재도 기자회견 열어 "탈당 권유 철회해라"
일부 의원들은 수용…"선당후사 심정, 소명 후 복당"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투기 의혹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에 대한 조치를 논의한 뒤 명단에 포함된 의원 12명 전원에 탈당을 권유했다. 탈당 시 의원직이 상실되는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출당 조치 하기로 했다.
해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다가 정오 이후 지도부로부터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의 소명 절차는 없었다고 한다.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은 우상호 의원은 당 조치가 발표된 뒤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우 의원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토지 구입으로 묘지를 썼다"며 "억울한 국회의원이 만들어지는 것을 당 이미지 쇄신을 위해 이용한다는 건 정치철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당·탈당 권유 조치를 취하면서 당사자의 소명도 듣지 않고 조치를 내리는 건 무리하지 않았는가라는 측면에서 계속 당을 설득하겠다"며 탈당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한정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내린 조치는 지극히 부당하고 졸속"이라며 "결정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이 제기된 김 의원은 "어떤 업무와 비밀인지 전혀 파악을 못하고 있다"며 "해당 토지 구매가 투기와도 상관없고, 개발정보와도 무관하고, 개발이익과도 상관없으며 경찰청으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탈당을 권유하는 당의 조치는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오영훈 의원도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증여받은 농지로 실제 농사를 지어오다 국회의원 당선 이후 의정활동과 병행하기 어려워 임대를 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의원은 "당이 탈당 관련 문제에 대해 농지법 사실관계 확인 조사도 없이 일방적인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탈당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에 대해 지난 3월16일 매도 계약을 체결한 뒤 잔금을 5월17일까지 지급받기로 했다. 매수자 동의하에 근저당 설정을 한 뒤 5월13일 잔금을 받고 바로 근저당 설정을 해지했다"며 "권익위가 5월13일 이전 조사내용을 기반으로 명의신탁 의혹이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부 의원들은 억울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우선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이 제기된 임종성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당에 부담을 안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마찬가지로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으로 탈당 권고를 받은 서영석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의원 시절 지인과 함께 땅을 매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더욱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던 저를 문제가 있는 것처럼 치부하고 있다.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사실상 탈당 권유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 의원은 "경찰 조사 발표를 통해 꼭 진실을 밝히고 다시 당원과 국민 여러분 앞에 서겠다. 제 결정이 부디 부동산 시장 안정과 불법투기 근절에 기여하는 발판이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며 무혐의를 입증해 복당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명의신탁 의혹을 받은 문진석 의원도 통화에서 "자진탈당을 납득할 수는 없지만 당이 그렇게 하라고 하니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특수본에서 조사를 하면 소명을 할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의혹이 제기된 김주영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친 소유의 농지 매도대금으로 화성군 토지를 부친 명의로 구입한 것인데 명의신탁 의혹을 제기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해당 토지는 개발 예정지도 아니고, 향후 어떠한 개발 정보도 없는 곳"이라고 반박했다.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은 김수흥 의원 역시 "위반이 아니다"면서도 "당 입장을 존중해 탈당한 뒤 복당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형제의 조력을 받아 농사를 짓는 경우 농업경영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판단을 받았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했고, 동생 부부가 위탁경영인으로 지정돼 농사를 짓고 있다"면서도 "당 지도부 결정을 존중하며 성실히 조사받고자 탈당하겠다. 정당하게 특수본에 소명한 뒤 복당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의혹이 제기된 윤재갑 의원 역시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에서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며 "(송 대표가) 수사 결과 혐의가 없다고 하면 빠른 시일 내 복당 조치를 해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은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탈당 시 의원직이 상실되는 것을 고려해 윤미향, 양이원영 의원에 대해서는 출당조치 하기로 했다. 두 의원은 각각 명의신탁,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리고 "시부모님은 시누이 명의 함양 시골집에 거주하셨으나 2015년 3월 시아버지 별세 이후 시어머니 홀로 그곳에 살 수 없어 집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 시어머니 홀로 거주하실 함양의 집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집안 사정상 남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게 되었으며, 시골집 매각 금액이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당의 1가구 1주택 방침에 따라 배우자 명의에서 시어머니 명의로 주택을 증여했다"며 "이후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양이 의원은 "어머니가 부동산 업자 및 기획부동산 사기에 넘어가 구입한 토지 중 '전, 답'으로 분류된 일부 땅에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권익위가 어제 발표했다"며 "당이 권익위에 의뢰한 조사 목적에 비춰봐도 어머니가 사기당해 매입한 토지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탈당 권고 처분을 받는 건 부당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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