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만나 "얼마나 애통하시냐…철저하게 조사하겠다"
서욱 장관에게 "이번 계기로 병영문화 달라져야" 지시
4일 공군참모총장 사의 즉각 수용, 5일 추모소엔 조화도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46분께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중사의 추모소를 찾았다. 앞서 진행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열린 현충일 추모식 참석과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센터 방문 일정을 마친 뒤다.
문 대통령은 6분여간 추모소에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중사의 부모님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며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내고 전했다.
이 중사의 어머니는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며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상했을텐데, 건강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모소를 함께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 뿐 아니라 이번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인에 대한 애도, 유가족에 대한 위로, 국민의 아픔에 대한 공감의 의미를 담아 추모소를 방문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격노를 표했는데, 다시는 앞으로 이런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병영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상관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은 후 숨진 공군 부사관 사건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첫 사과로, 국군통수권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사의를 80분 만에 즉각 수용, 군 지휘라인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5일에는 이 중사의 추모소에 조화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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