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안양·광명 등 할인혜택 제동
중앙정부는 되고 지자체는 안돼?
방역당국 "오해 없도록 협의할 것"
경기 안양·성남·광명시 등 수도권 일부 지자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제공하려는 다양한 유인책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소지를 운운하자, 이들 지자체를 중심으로 선관위의 해석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백신접종자에 대해 5인이상 집합금지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유인책을 주고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형평성을 잃은 게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한다.
이들 지자체는 "이번 혜택은 선거 등 정치적 목적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높은 예방접종 참여와 함께 빠른 시일 내 모든 시민의 면역력 강화 등 공익적 목적이 강하다"라며 선관위의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이번 혜택과 관련해 선관위로서는 선거법 위반을 말할지 몰라도, 이는 오해"라며 "이번 조처는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에 대한 한시적이고 극히 일부 시민에 대한 행정 서비스 제공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이에 앞서 안양시는 60세 이상 백신 1·2차 접종 시민에 대해 FC 안양 프로축구단 경기 무료입장과 안양 도시공사가 운용하는 호계체육관과 박달 복합청사 등 공공 체육시설 사용료 50% 감면 혜택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시는 이는 백신 예방접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단체나 팀 등록으로 체육시설을 대관해야 하는 축구와 야구 등의 종목은 대상에서 제외하며, 집단면역 형성 시까지 제공한다는 방침을 덧붙였다.
광명시도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받은 시민에 대한 다양한 혜택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명시는 백신 1·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시민을 대상으로 공공주차장 및 광명동굴 등 공공시설 이용료 50% 할인 또는 전액 면제 등을 모색한다.
여기에 현재 이용이 금지된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등 공공시설물 이용 허용도 포함한다. 시는 이를 위해 현재 검토 중인 혜택 방안들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지 등을 중앙선관위와 사전 협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각종 혜택 방안 검토는 오는 9월까지 광명시민의 백신 접종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으로 이어지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바람직 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성남시도 1차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난 시민을 대상으로 성남 도시개발공사가 위탁운영 중인 헬스장(9곳), 수영장(3곳), 골프 연습장(2곳) 등 공공 체육시설 20여 곳의 입장료를 50%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공시설 사용료 감면 혜택은 백신 예방접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인 만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과 상의해 추진할 계획이지만, 선관위가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일단 보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성남시중원구 선거관리위원회는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이 법적 근거가 없다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이번 혜택은 정치적 목적이나 선거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국민이 예방접종에 좀 더 참여할 수 있는 성과보수인센티브 방안의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 등을 선관위와 긴밀하게 협의해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는 태도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 총괄 반장은 지난 2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선관위와 긴밀하게 협의해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행 선거법은 국가기관이나 지자체가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 사업 계획·예산으로 해당 국가기관 또는 지자체 명의로 금품이나 그밖에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 기부행위로 간주하지 않는다.
또 지자체가 금품을 제공하는 경우 법령·조례에 근거하면 예외로 본다. 하지만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검토 중인 할인 혜택은 해당 지자체의 '체육시설 관리 운영 조례' 등 관련 조례에 근거 조항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ph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