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RM이 '버터'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뒤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남긴 글에 해외 '아미'들이 멘붕에 빠졌다.
'머선129?'라는 낯선 단어의 등판에 당황했다. 일부 한국 사람에게도 낯선 '머선129'는 '무슨 일이야?’를 경상도 지방 방언으로 발음한 '머선 일이고?'에서 '일이고'를 비슷한 발음의 숫자 '129'로 표현한 신조어. 경상도 출신인 방송인 강호동으로부터 촉발됐다.
방탄소년단 관련 말이나 관련 단어를 번역하는 소셜 미디어 계정들은 '한국어 속어. 충격이나 놀라움으로 표현한다. 사투리" 등의 해석을 덧댔다.
이 계정들 사이에서 최근 '야채튀김'도 화제였다. 방탄소년단이 최근 시작한 8주년 기념 '페스타'를 위해 가족사진을 공개하면서 이 단어에 해시태그가 붙었기 때문이다.
K팝으로 한국어 배우기 열풍 중심에는 애초에 방탄소년단이 있다. 이미 아미를 주축으로 한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아민정음'(아미+훈민정음)이 유행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는 '음소문자'로 통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통용되는 뉘앙스를 모두 살려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경우에 'yeonseupseng'(연습생)처럼 영어 알파벳을 빌려 한국어 발음을 옮겨 적기도 한다. 이것이 아민정음이다. 이런 K팝 아이돌 문화의 용어를 담은 '케이팝 딕션너리(K pop dictionary)'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런데 점차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위상이 커지면서 K팝뿐만 아니라 한국어와 나아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늘고 있다. 머선129와 야채튀김이 그런 경우다.
이와 별개로 글로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맥도널드는 지난달 26일 미국·캐나다·브라질을 시작으로 6대륙의 50국에서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BTS 세트'를 내놓으면서 한글 마케팅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 맥도널드 매장 직원들이 한글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확인된 셈이다.
방탄소년단은 작년 11월 앨범 비'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한글 가사 최초 빌보드 '핫100' 1위 기록을 썼다. 이번 '버터'는 영어곡이지만, 향후 발매될 앨범 타이틀곡은 한글 곡일 확률이 크다. 작년 8월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영어, 'BE'가 한국어 앨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노선을 병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견 아이돌 제작사 관계자는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점차 팬층을 넓혀가는 방탄소년단은 어느새 하위문화가 아닌, 주류 문화가 됐고 한국문화와 한국어 역시 젊은층에게 세련되며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면서 "방탄소년단이 계속 한글 노래를 발표하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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