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월간 '코로나19 회복력 순위'…뉴질랜드 1위
한국, 백신 접종률 낮지만 사망·확진자 관련 수치 하위권
"높은 신뢰·사회적 준수 조성"…"공중보건 인프라 투자도 중요"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월간 '코로나19 회복력 순위'(Covid Resilience Ranking)에서 한국은 전 달보다 한 계단 상승한 5위(73.8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달 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률,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양성 판정률, 백신 접종률 등을 종합해 매달 이 지수를 집계한다. 봉쇄 강도, 지역사회 이동성, 202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보편적 의료보장 수준 등 삶의 질에 관한 영역도 살펴본다.
뉴질랜드가 80.8점으로 1위다. 싱가포르(79.4점), 호주(79.1점), 이스라엘(75.4점)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아래로는 핀란드(73.8점), 노르웨이(72.2점), 덴마크(71.4점), 중국 본토(71.4점), 홍콩(71.3점) 등이 차례로 10위권에 들었다.
일본은 전달보다 7계단 하락한 14위(68.1점)을 나타냈다. 영국은 7계단 뛴 11위(70.9점), 미국은 4계단 오른 13위(70.3점)를 받았다. 영국과 미국은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가 각각 2000명에 가깝지만 백신 접종률이 대략 45%로 높다.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5.4%로 상위 10위권 나라 중에서 뉴질랜드(4.8%)에 이어 가장 낮았다. 그러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가 38명으로 평가 대상 전체 53개국 중 10번째로 낮았다. 인구 10만명당 확진자와 사망률, 양성 판정률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삶의 질 측면에서는 봉쇄의 강도가 최하위 10위권에 들었다.
전반적으로는 확진자 재증가, 백신 접종 지연이 나타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순위가 내려갔다. 반대로 백신 접종률이 오르면서 봉쇄를 풀기 시작한 미국과 일부 유럽국들 순위가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과 한국이 2020년 대부분에 걸쳐 보여줬듯 시민들이 당국과 정부지침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봉쇄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월 지수 발표를 시작한 이래 민주주의 국가들이 상위 10위권을 대다수 차지했다"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며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복종을 명령하기보다는 정부가 높은 수준의 신뢰와 사회적 준수를 조성하는 데 달렸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1위를 지키고 있는 뉴질랜드가 사태 초반부터 의사소통을 강조했다며 "정부는 4단계 경보 체계를 통해 발병과 관련한 조치를 어떻게, 왜 했는지 명확한 그림을 국민들에게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공중 보건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며 "2020년 많은 나라에서 저평가됐지만 접촉자 추적, 효과적인 검사, 보건 교육을 위한 시스템이 상위권 국가들에게 힘을 북돋고 손씻기나 마스크 착용의 사회화를 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방역 책임자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인용해 "이는 심각한 경제 봉쇄를 피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2021년의 결정적 요인은 백신 보급으로 물류·보관부터 예방접종 망설임까지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각국 정부와 국민이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19와의 싸움을 견디면서 이제는 이 병원균을 더 잘 이해하게 됐으며 확산을 억제하고 피해를 축소할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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