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격차 우려에 2학기 전면 등교 논의 착수
"지역사회 유행 추이 및 백신 접종속도 관건"
고3 외엔 불투명…화이자 12~15세 허가 신청
"전면등교 준비 검토 시작…체계적으로 확대"
22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등학생은 3분기(7~9월), 중학생은 4분기(10~12월) 중 접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학력 격차, 사회·정서적 결핍 문제가 큰 걱정"이라며 "작년 한 해 원격수업과 방역을 통해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면 올 2학기부터는 전면 등교를 목표로 교육 공백 회복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12일 처음 2학기 전면 등교를 시사했다. 지난 21일 인천의 한 중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2학기에는 전체 학생들의 등교를 목표로 교육부와 교육청이 여러 가지 필요한 조건과 준비사항에 대해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전국의 확진자 발생 추이나 지역마다 차이를 고려해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등교 확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면등교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백신 수급과 접종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률을 높여 전체적인 지역사회 유행 규모를 줄이고, 학생들의 백신 접종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면등교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확진자 발생 규모나 양상, 학교에서의 전파·유행 현황과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사회 유행이 증가하면 그 유행이 학원·학교를 통한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백신접종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진 이스라엘과 영국을 비롯해 방역 통제상태가 강한 중국에서는 전면등교를 실시하고 있다. 12세 이상 인구 중 45.2%가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도 9월 가을 학기 전면 등교를 추진 중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중·고등학교에서 마스크를 벗는 상황에 대해 "만약 아이들이 백신을 접종받는다면 그런 상황이 실제로 권고되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백신 접종률은 주민등록 인구 대비 7.3% 수준이다. 학교 구성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유치원·어린이집, 초등학교 1·2학년 교사와 돌봄인력 중 30세 이상 34만4815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교사 등의 경우 수시모집 전형과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대학입시 일정을 고려해 여름방학인 7~8월에는 예방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백신의 12~15세 긴급 사용을 승인한 만큼 접종 당국은 3분기 예방접종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접종 대상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2분기 우선 접종 대상이 아닌 다른 교사에 대해서도 가급적 접종시기를 당기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유 부총리가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도 6월 초 백신을 접종할 계힉이다.
정 본부장은 "접종 허가가 난 18세 이상 성인, 특히 교사에 대한 예방접종은 우선 시행할 예정"이라며 "교사의 예방접종이 조기에 진행될 수 있게끔 교육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8세 미만의 경우 유일하게 화이자 백신만 허가가 난 상태다. 정부와 접종 당국은 16~17세 고교생에 대해서는 3분기 중 접종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학생의 경우 백신 접종 허가가 변경되더라도 청소년 연령층까지 확대해 예방접종을 시행할 것인지 전문가 및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서 접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6~17세 청소년 대상 화이자 백신 접종을 결정하게 된 것도 고3 중 만18세 미만 연령의 접종 필요성 때문"이라며 "다른 연령대의 경우 접종 우선순위 등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등의 결정에 따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부는 젊은 연령층보다는 60세 이상 고령자에 접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학생들 중에서도 고3을 제외한 중·고등학생은 감염되더라도 무증상·경증이 많아 우선순위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청소년이 접종 가능한 화이자 백신이 제때 들어올 수 있을지 수급상황도 변수다.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는 방안도 넘어야 할 산이다. 미국의 의료전문매체 '웹엠디'에 따르면 12~15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백신 접종에 대한 의향을 묻는 질문에 26%만이 "즉시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이상반응 및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학기 전면등교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7~8월 중 mRNA 백신인 화이자·모더나 백신으로 접종률이 50% 이상 달성해야 한다"며 "3분기(7~9월) 초반에 mRNA 백신을 최대한 많이 들여와 9월 전에 청소년도 접종해야 변이 바이러스나 돌파감염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고3을 제외한 학생들이 백신 접종을 통해 학교 내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부는 우선 선제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은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울산은 지난 6일부터 이동형 검체팀이 학교를 순회하는 유전자증폭(PCR) 선제검사를 시범운영했다. 지난 14일부터는 인천시교육청도 선제검사를 시작했다. 교육부는 6월부터 서울과 울산,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 경북, 경남지역에서도 이동식 PCR 검사를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
서울대의 신속분자진단 방식의 선제검사도 대학 및 학교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대는 자연과학대학 실험실 인력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신속진단을 지난 6일부터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서울대는 이 선제검사를 토대로 9월부터 대면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YTN 인터뷰를 통해 "유행 상황이 악화됐을 때에도 학교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감염 만한 장소, 즉 학원이나 PC방, 노래방 등의 학생 출입을 일시적이나마 제한하는 식의 방법을 동원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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