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동산 대책 갑론을박…특위 "재산세 합의 없어"

기사등록 2021/05/20 18:57:37

재산세 감면 기준 6억→9억 상향, 정책의총으로 결론 미뤄

종부세 완화, 양도세 중과 유예 놓고 당내 반발 이어져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권지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보완을 둘러싼 당내 진통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세제와 대출규제 완화를 놓고 20일 이견이 계속해서 분출하는 가운데 재산세 감면안과 관련해서도 당내 부동산특별원회에서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전체회의를 가졌지만 합의는 없었다고 김진표 특위 위원장은 전했다.

당내에서는 재산세와 관련해 1가구1주택자에 대한 감면 범위를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해 부과 대상자를 줄이는 방안에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였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다음달 1일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날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재산세 감면 기준 완화 결론이 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김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대책은 하나의 정책만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세금도 국세, 지방세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금융, 공급대책, 주택 규제 대책 등이 다 하나로 폴리시 믹스(policy mix)를 이뤄 발표해야 국민들이 이해하고 정책 효과도 있다"며 "대안을 어떻게 폴리시 믹스를 할 것이냐를 놓고 오늘 처음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 고문단, 지도부, 자문위원들과 협의도 거쳐야 하고 의원총회도 거치고 당정협의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용은 얼마든지 바뀌고 변경될 수 있다"며 "지방세 과세 기준이 6월 1일이라서 일단 합의가 그때까지 되고 당정협의가 이뤄진다면 분명히 5월 말에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재산세 감면 기준 완화와 관련해서는 "합의는 전혀 안됐다. 당정협의는 시작도 안했다. 특위에서 논의된 내용도 확정이 안됐기 떄문에 지금 말할 게 없다"며 "논의가 계속 진행되는 단계이고 갑론을박이 있다"고 했다.

다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 뿐 부동산특위 내에서 재산세 감면 기준 9억원 상향에 대한 이견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민주당 정책 의총을 통해 확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특위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것은 아직 협의가 필요한데 재산세 부분은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진 게 있다"며 "(재산세 감면 기준 9억원 상향에) 별다른 이견은 안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재산세 감면에 대해 "그것은 다 필요하다고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 그게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시그널도 아닌 것 같아서 아마 추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재산세 감면은 소급적용도 가능한 만큼 6월 중 입법화해도 무방하다는 분위기다.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로 부동산특위에 참여 중인 조응천 의원은 국토위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재산세 결론은) 최고위, 고문단 회의, 당정협의도 있고 특위도 한번 더 해야 해서 단계가 5~6번 더 남았다"면서도 "(6월 중에) 소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진표 위원장이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0. photo@newsis.com
그러나 재산세 감면에 대한 당내 반발도 없지 않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재산세를 감면하는 정책은 당장은 달콤하지만 총체적 난국을 더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내집 가격은 오르기를 바라면서 세금은 적게 내겠다는 이중적 심리에 영합하는 대증요법"이라고 비판하고 보유세 강화를 주장했다.

부동산특위 논의 테이블에 올렸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 완화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방안에 대한 '부자 감세'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종부세 완화와 양도세 중과 유예에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했던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도세 중과는) 지난해 1년을 유예했는데 여전히 안 팔고 있는 이유는 더 오를 것 같아서 아니겠느냐"며 "정부가 나름대로 충분히 설득하고 기회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안 팔고 있는데 또 유예를 하자는 의견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다주택자에 굴복하는 인상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종부세 완화와 관련해서도 "2020년 기준 종부세 납부 의무자가 66만7000명이다. 5000만 국민 중 1.3%"라며 "이중 상위 1%가 종부세 전체의 43%를 납부한다. 하위 10%인 6만6700명은 1인당 3만8000원을 낸다"고 반대했다.

반면 종부세 등 보유세 완화를 주장해 온 이광재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1주택자하고 고령층에 대해서는 세금을 좀 납득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은 일단 찬반 양론이 갈리는 종부세 부담 완화의 경우 논의 테이블의 후순위에 올려둔 상태이며 양도세 중과는 당정 간에 예정대로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이기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 송영길 대표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90%까지 완화하겠다고 공약한 데 대한 반대 목소리도 이어졌다.

강 최고위원은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하향 안정화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줄 수 있을 정도의 대량 공급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런 와중에 대출을 확 풀어서 집을 사게 하는 건 우리 정책기조와는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호중 원내대표도 지난 18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LTV 90% 완화와 관련해 "송 대표의 '누구나집 프로젝트'가 와전돼서 기사화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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