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기한' 도입 추진…식품업계 '숙원사업 vs 혼란 가중' 팽팽

기사등록 2021/05/06 11:40:00

소비기한, 유통기간 대비 섭취 기간 20~30% 길어

"버려지는 제품 줄일 수 있어"vs"소비자 혼란 우려"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소비기한' 도입을 두고 식품업계 내부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기한은 식품을 섭취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최종일을 뜻한다. 먹을 수 있는 기간의 60~70% 선에서 결정되는 유통기한보다 긴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정 내 식품 소비 및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사회적 비용 감소 차원에서 올 한해 소비기한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계는 소비기한을 도입할 경우 "유통기한이 경과돼 버려지는 제품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 혼란이 우려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6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양은 1만5000톤(t)에 달한다. 1인당 하루에 0.28㎏, 연간 500만톤(t)이다.

이들 버려지는 식량자원 가치는 연간 20조원 수준이다. 이를 처리하는데 사용되는 비용도 연간 8000억원, 수거비와 폐기비용까지 더하면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음식물 쓰레기는 2010년 이후 연평균 2.3%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 증가세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한국인 1명이 배출한 연간 음식물 쓰레기량을 150㎏으로 가정할 때 1년간 총 750만톤(t)의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는 셈이다. 처리 비용은 2조원 규모에 육박한다.

음식물 쓰레기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사회적 공론화를 거친 후 함께 '소비자 중심의 식품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소비기한 표기가 정착될 경우 유통기한으로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 양과 이를 처리하기 위해 발생하는 손실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두부의 경우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14일이다. 하지만 보관 조건에 따라 소비기한은 100일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유통기한이 3일에 불과한 식빵은 약 20일까지 증가한다.

이외에도 우유는 10일에서 두달까지 섭취할 수 있고 6개월로 유통기한이 긴 슬라이스치즈류는 소비기한을 적용하면 250일로 길어진다. 크림빵 2일, 냉동만두 25일, 계란은 25일, 생면 9일, 액상커피 30일 등으로 섭취 가능일이 늘어난다. 

식품업계는 소비기한 도입 추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 업체에서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비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헀다.

A업체 관계자는 "소비기한 도입은 오래된 식품업계 숙원사업"이라며 "멀쩡한 제품이 너무 많이 버려져 낭비 문제가 심각하다. 소비기한이 도입될 경우 업계에서 모두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업체 관계자는 소비기한을 도입할 경우 충분한 유예기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통조림 등 유통기한이 긴 제품들은 이미 유통기한을 찍어놓거나 포장지를 만들어놓은 것이 많다. 갑자기 소비기한을 도입할 경우 의도치 않은 피해가 발생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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