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백스 내년에도 '국내 생산-공급' 물꼬…'백신허브국가' 목표에 한걸음 더

기사등록 2021/04/27 18:44:45

노바백스-SK바이오사이언스 계약 연장 추진 합의

"면역증강제는 포함 안돼"…수급 논의 지속 필요

허가 자료 조기 제출…한국에서 먼저 허가날수도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권덕철 백신도입 TF 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노바백스 CEO 면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21.04.27. kmx1105@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정부가 올해 말까지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 연장을 추진하면서 내년에도 원활한 국내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회사가 정한 물량만 만들 수 있는 위탁 생산과 달리 기술 이전 방식에선 필요한 물량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유럽 등의 허가 이후 시작됐던 국내 허가 절차도 노바백스로부터 임상시험 자료 등을 충분히 제공받아 전 세계와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범정부 백신도입 TF(태스크포스) 팀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회장(CEO)와 만난 자리에서 기술 이전 생산 방식(라이센스-인·license-in) 계약 연장 추진과 원·부자재 수급 협력 강화, 신속한 허가 절차 진행 등에 합의했다.

위탁생산(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이나 위탁개발생산(CDMO, Contract Development & Manufacturing Organization)은 백신을 개발한 회사의 제품을 개발사가 원하는 만큼 대신 생산하는 방식이다. 개발사의 공정 그대로 생산하느냐, 위탁생산하는 업체가 공정 개선 등을 거치느냐의 차이만 있다.

이와 달리 기술 이전 방식은 말 그대로 해당 제품의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가 필요한 물량을 개발하고 이를 별도 계약을 통해 공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사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백신을 위탁생산만 하는 반면,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선 위탁개발생산에 기술 이전 생산 계약까지 체결했다. 국내 공급 물량에 한해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필요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자체적으로 판단해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다.

백신 개발 제약회사들과 직접 계약해온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정부가 노바백스 백신 확보를 위해 미국 노바백스사가 아닌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그래서다.

애초 이런 기술 이전 생산 계약 기간은 백신 원액은 올해 말까지였다. 내년에는 원액 생산은 안 되고 제품을 포장할 수 있는 완제 충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원액을 올해 이후에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게 이날 권 장관과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간 면담 결과다. 계약 연장이 성사되면 내년에도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통해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 공급할 수 있게 돼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

권덕철 장관은 면담 이후 "이번에 한국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급, 기술 이전을 통한 공급 생산은 상당히 우리나라에 굉장히 의미가 크다"며 "한국에서 생산한 백신을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한국이 백신 생산국가로서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기술 이전 생산 계약 연장과 관련해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스탠리 어크 CEO와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노바백스는 세계적인 백신 제조 회사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이 뛰어난 만큼 두 회사의 좋은 협력 관계가 계속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스탠리 어크 CEO는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1년 전부터 협력하며 서로 배워가고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제조 역량이 뛰어난 훌륭한 협력사"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4.27. scchoo@newsis.com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원액 생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던 세포배양액과 필터 등 원·부자재 수급도 노바백스사의 전 세계 공급분을 상호 활용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합성항원 방식인 노바백스 백신은 백신 원액뿐만 아니라 면역증강제가 함께 투여돼야 한다. 면역증강제 생산은 원액 생산과 별도로 완제품 생산 단계에서 포함된다. 정부는 현재까지 정부가 계약한 물량에 대한 면역증강제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면역증강제 확보에 대해선 지속해서 노바백스사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와 비슷한 시기에 추진한다는 것도 이날 면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달 노바백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영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3단계(3상) 결과 노바백스 백신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96.4% 예방효과를 보였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선 영국 발견 변이 86%, 남아프리카공화국 발견 변이 55.4% 등의 효과가 있었다.

현재 영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들 국가의 허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 허가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바백스는 필요한 자료를 한국에 조기 제출하기로 했고 식약처도 '노바백스 백신 심사반' 등을 운영해 신속하게 안전성과 효과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노바백스 허가 담당자도 함께 한국을 찾아 식약처와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한국에서의 품목 허가가 영국 등 다른 나라보다 먼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이기일 범정부 백신도입 TF 실무지원단장은 "그랬으면 좋겠다"며 "영국에서 허가 절차가 먼저 진행 중에 있는데 이번에 노바백스사에서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조기에 제출하고 식약처는 심사반을 운영해 신속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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