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선거, 인기 옥중지도자 바르구티 막판출마로 "변수"

기사등록 2021/04/01 09:16:26 최종수정 2021/04/01 13:18:44

'팔레스타인의 만델라' 바르구티, 부인이 최후 등록

이스라엘이 석방할지, 선거실시 여부도 불투명해져

[예루살렘= AP/뉴시스] 2012년 1월 25일 이스라엘의 감옥에 수감된채  예루살렘의 법정에 출두했을 때의 마르안 바르구티. 
[라말라( 서안지구)=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이스라엘에 의해 투옥된 인기 높은 팔레스타인의 옥중 지도자가 5월 선거의 입후보자로 막판 등록을 마쳤다고 그의 지지자들이 31일(현지시간 )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만델라'로 유명한 마르완 알 바르구티(62)의 출마로 가뜩이나 심하게 약화된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자치수반)의 파타 당은 큰 타격을 입고,  그 상대인 무력단체 하마스는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바르구티의 아내 파드와는 이 날 선관위가 책정한 후보 마감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겨두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여론 조사 결과 그렇게 되면 파타 당 지지표는 두 개로 분산되고,  결국 하마스에게 또 한 차례 대승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커졌다.

아바스가 15년 만에 치러지는 첫 팔레스타인 선거를  어떻게 해서든 취소할 방법을 찾아 내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바르구티는 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저항운동의 지도자로 1980년 튀니지에 망명해 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에 참여하면서 투쟁을 시작했다. 무장단체를 이끄는 등 인티파다의 주도적 지도자여서 2004년 테러혐의로 체포되어 종신형의 5배를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그는 1958년 6월 6일 요르단강(江) 서안(西岸)의 람알라에서 태어나, 바이르 자이크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하였다.  국민에겐 여전히 인기있고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으며,  아바스를 물리치고 팔레스타인의 정치개혁과 결국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희망의 대상이다.

그의 후보 등록은 아바스에게는 큰 위협이다.  그는 점점 더 권위주의적 정부와 인기 없는 행정기관의 수반으로 국민 단합이나 독립국가를 향한 염원을 이루는데 실패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AP/뉴시스]마르완 바르구티의 아내 파드와가 3월 31일 선관위에서 오는 5월 국회의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바르구티의 득세가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은 아직 미지수이다.  그와 아바스는 둘 다 서안지구와 가자, 동예루살렘 지역 (이스라엘)점령지 안에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세우기 원하지만, 10년 이상 이를 위한 평화회담은 진척되지 않았다.

이스라엘도 바르구티의 선거출마 결과와 관계없이 그를 석방할 것 같지는 않고,  자기들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지도자와의 어떤 교섭도 거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바스는 이미 올해  초에 5월과 7월에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하마스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로 인해 하마스가 이듬해 아바스군으로부터 가자지구를 무력 탈환 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은 이후 라이벌 세력 간에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로 양분되었다.

아바스는 올해 1월 이 분단을 치유하기 위한 첫 단계로 선거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정말 선거가 실시될지,  파타당과 하마스의 오랜 대립과 파타 당의 내분을 감안할 때 통합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