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참사, 폭력 저항이 본질"…與 "소름 끼치고 끔찍"

기사등록 2021/03/31 17:43:47

與, 논평 내고 "서민·철거민에 얼마나 가혹할까"

박영선 측 "자격 없어…사죄하고 후보 사퇴해야"

"용산참사 한가운데 있는 자…석고대죄도 사치"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며 내곡동 토지와 관련한 해명을 하고 있다. 2021.03.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자신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이었던 2009년 일어난 용산참사에 대해 "그 지역 임차인이 중심이 돼서 시민단체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이 가세해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고 밝힌 데 대해 맹폭했다.

앞서 오 후보는 이날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용산참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서울시장으로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례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폭력적 저항에) 경찰이 진입하다가 생긴 참사다. 이 사고는 과도한, 부주의한 폭력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 투입으로 생겼다. 그것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홍정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오 후보에게 집 잃은 철거민은 서울시민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냐. 인권 감수성도 약자에 대한 동정심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오 후보 발언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용산참사는 추운 겨울 철거민들을 쫓아낸 서울시와 생존을 위한 철거민의 저항을 강압적으로 진압한 경찰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평소 오 후보가 가지고 있는 집 없는 서민, 철거민, 약자들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가혹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며 "약자에게 따뜻한 위안과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건 정치인의 최소한의 자격이다. 오 후보는 서울시를 대표할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 측도 오 후보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오 후보의 반성 없는 오만한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 캠프의 이동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서민의 삶을 외면하고, 개발만을 밀어붙였던 국가 폭력이 빚어낸 대참사였다.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이들을 투사로 만든 게 과연 누구냐"며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은 국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오 후보는 즉각 사죄하고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밝혔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소름 끼친다. 끔찍하다. 이 발언을 보고 심장이 떨려 진정되지 않는다"며 "최소한 인간이라면…"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오 후보는) 용산참사 그 책임 한가운데 있는 자다. 석고대죄도 사치인 자"라며 "그는 자격이 없다. 시민은, 서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윤미향 의원도 페이스북에 "폭력적 저항이 본질이라니요. 갑자기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미얀마 학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지…"라며 "용산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정말 미안한 시간"이라고 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냈던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이런 자가 서울시장이 후보라는 것 자체가 슬프다"라며 "이렇게 뻔뻔한 말을 태연히 할 수 있는 사회, 과연 성찰과 건강함이 있는지 묻게 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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