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에도 어린이 포함 114명 살해
유엔인권위 "군부의 대량학살" 규탄성명
보안군의 폭력과 무력행사는 점점 더 도를 더해가면서 전날인 27일에도 무려 114명의 생명을 빼앗아갔다. 그 가운데에는 16세 이하 어린이들도 여러 명 포함되어 있어서, 유엔인권단체 관계자는 군부가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쿠데타군의 잔학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충분한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얀마 국내의 2월1일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와 항거는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으며 거기에 대한 군경의 살인적 대응도 여전하다고 국내 언론들은 보도했다.
지역 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바고 시에서 27일 군경에게 살해된 20세의 대학생 테 마웅마웅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는 28일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서도 군부는 총탄의 사격을 퍼부었다.
이 대학생은 미얀마의 민주화운동단체인 '버마 전국학생연합' (All Burma Federation of Student Union)의 일원이며, 이 단체는 미얀마의 민주화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총격에 이어서 장례식 참석자 몇 명도 체포되었다. 사상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28일 하루 각지에서 계속된 시위단속으로 최소 9명이 숨졌다고 반쿠데타 시위대사망자를 집계해온 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은 밝혔다.
일요일에 거행된 일부 장례식들은 그 것 자체가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의 기회이기도 했다.
북부 카친주의 바모에서 열린 한 장례식에서는 대규모 군중이 모여서 민주화 구호를 외치며 쿠데타에 대한 저항의 표시인 세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이 곳에서는 27일 보안군에게 살해된 슈웨 민트라는 36세 여성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버마 민주화 방송과 온라인 뉴스에 따르면 군부는 처음에는 그녀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내주지 않았고 자기들이 죽인게 아니라는 확인서에 서명한 뒤에야 시신을 인도했다고 한다.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조문객들이 세 손가락 신호를 하며 13세 소년인 사이와이 얀의 시신이 든 관을 수레에 담아 밀고 갔다. 이 소년은 집 앞에서 무심히 놀고 있다가 보안군의 총을 맞아 숨졌다.
2월1일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살해된 사람은 최소 459명이며 군부의 타격은 시위대를 향해서 뿐 아니라 다른 투쟁주체들을 향해서도 가해졌다. 미얀마내 인권 활동가들은 군북 28일 동부지역의 반군 게릴라부대를 향해서 공습을 가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군부는 시위대에 대한 총기사용 등 학살의 이유를 폭력시위와 화염병 사용 탓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위대가 폭죽이나 화염병을 던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고, 실제로 27일에도 활과 화살을 들고 시위에 나갈 정도로 군부에 비해 무기나 무장, 화력의 정도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미얀마 국군의 날인 27일 가장 많은 민간인과 어린이들까지 살륙을 당했다고 미얀마내 유엔 인권활동가 톰 앤드류스는 말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 12개국 국방장관 명의의 민간인 살해 규탄 성명에 이어서 유엔 대량학살 방지 특사, 유엔인권위원회 대표 바첼 바첼레트까지도 "군경의 민간인 살해는 수치스럽고 비겁하고 야만적인 행위다"라는 성명을 내놓았지만 미얀마 군부의 살륙은 일요일의 장례식장에서까지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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