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대통령 백신 바꿔치기, 의혹 아닌 허위…경찰청 내사 착수"(종합)

기사등록 2021/03/24 16:00:00

"접종 불안, 혼란 야기할 수 있어"

고소·고발 아냐…허위글 삭제·차단 조치

주사기 캡, 간호사·현장 따라 달라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03.2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기자 = 질병관리청은 문재인 대통령이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을 바꿔치기했다는 내용의 게시들에 대해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대변인은 24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기자단 설명회를 열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백신을) 바꿔치기했다거나 사실과 다른 허위 글을 확인해서 경찰청과 함께 대응할 예정"이라며 "접종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서 경찰청에 23일 수사 의뢰를 했고, 내사에 착수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라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경찰청은 해당 건에 대해 대구경찰청을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즉시 내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라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의혹 제기가 아니라 허위 사실이라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공개된 상황에서 접종을 진행한 상황이었다"라고 답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질병청에서 허위 정보나 과학적 부분과 맞지 않는 게 있다면 고소·고발은 아닌 걸로 알고 있고, 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하는 쪽"이라며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와 협업해 과학적 내용이 아닌 명백한 허위 정보나 조작 정보는 차단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일 백신 가짜 뉴스 대응대책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가짜 뉴스 등 허위 조작 정보 제보사항에 대해 소관 부처가 신속히 사실 확인 후 삭제·차단하기로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지난 23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논란의 장면은 백신 접종 과정에서 나왔다. 녹화 방송으로 공개된 장면에서는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백신을 추출(분주)한 뒤 백신과 뚜껑을 뺀 주사기를 들고 가림막(파티션) 뒤로 갔다가 다시 나와 대통령에게 접종했다.

이때 대통령에게 접종하기 직전 주사기에 뚜껑이 씌어있어서 '리캡' 논란이 발생했다. 주사기 캡을 열고 백신을 추출했는데, 가림막 뒤에 갔다 온 뒤에 다시 캡이 씌워져 있는 건 자연스럽지 않고 가림막 뒤에서 주사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홍 팀장은 "바이알(병)에서 백신을 뽑고 나서 두 손이 자유로우면 바로 접종을 해도 되는데, 다른 작업을 해야 하면 주삿바늘이 오염되는 경우가 있어서 캡을 씌우기도 한다"라며 "특별하게 정해놓은 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팀장은 "간호사 상황에 따라 캡을 씌우지 않고 분주 후 바로 접종할 수도 있고, 분주 후 캡을 씌워서 옷을 걷어주거나 팔을 소독할 수도 있다.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르다"라며 "오염 방지 원칙에 관한 것이라서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라면 가장 오염이 적은 방향으로 작업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저희도 종로구 보건소로 확인을 했다. (대통령이) 예진표는 미리 작성해오셨다고 하고, 오전 8시57분 체온 측정을 했고 9시5분 보건소 내 접종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고 한다"라며 "접종 후에 보건소 대기실에서 30분간 머무르다가 9시35분 청와대로 복귀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백신 분주 과정에 대해 "평상시라면 앉아있는 상태에서 분주를 해서 바로 접종을 하는데, 이날은 분주를 보여주기 위해 (백신 병을) 위로 들어 올려서 잘 보일 수 있도록 했고, 촬영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캡을 씌웠다"라고 말했다.

가짜 뉴스 등 백신 허위 조작 정보 신고는 방통위 가짜 뉴스 제보 게시판에서 익명으로 할 수 있다.

각 시도 경찰청에서는 전담 요원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사이버 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생산·유포되는 허위사실에 대해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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