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소녀' 툰베리, 바이든에 일침…"기후위기 대응 부족해"

기사등록 2021/03/09 18:57:55

바이든, 파리협약 복귀했지만…툰베리 "충분하지 않다"

"다른 정치적 주제처럼 취급…위기로 다뤄야"

툰베리, 작년 美 대선서 바이든 지지…트럼프와는 앙숙

[다보스=AP/뉴시스]2020년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그레타 툰베리. 2020.3.25.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스웨덴 출신의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후 위기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툰베리는 8일(현지시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에 점수를 매겨 달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10대일 뿐이다. 그런 점수를 매길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작년 미국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툰베리는 이어 "그보다는 과학을, 그의 정책이 파리 협약과 일치하며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섭씨 1.5도나 2도 아래로 유지하려고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핵심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고 대응책 강화를 강조해 왔다. 지난 1월 취임 직후 미국을 파리 기후 협약에 복귀시키는 등 환경 분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한 정책 뒤집기에 착수했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대통령 기후 특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툰베리는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 위기를 그저 여러 다른 주제들 중 하나의 정치적 주제처럼 다루고 있다"면서 "위기로 취급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 위기를 위기로 다루는 것이 기본이어야 한다. 그들도 이 것이 실존적 위협이라고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툰베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안하고 싶은 기후 변화 대응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기를 위기처럼 다루기 위해 인식을 높이고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이 위기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선출된 지도자에게 압력을 가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18세인 툰베리는 2018년 9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회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1인 시위를 했다. 그의 노력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수백 만명이 기후 보호 운동에 동참했다.
 
툰베리는 2019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역대 선정자 중 최연소였다. 그는 동료 환경 운동가들과 탄소 배출을 멈추기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는 앙숙이다. 기후 위기를 경시한 그는 과거 툰베리에 대해 "분노 조절 문제를 해결하고 친구랑 영화나 보러 가라"고 조롱했다.

툰베리는 그의 활동을 폄하하는 목소리에 대해 "변화를 불러 오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해 겁을 먹었다는 의미이자 우리가 실제로 무언가 이루고 있다는 증거"라고 한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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