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직접 보니 병 다 나은 것 같아" 요양병원 면회 재개

기사등록 2021/03/09 16:08:54

전국 요양병원·시설 면회 다시 시작

비접촉 면회 온 보호자들 연신 눈물

"마음 놓고 만나는 날 얼른 왔으면"

[경산=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접촉·비접촉 면회가 재개된 9일 오후 경북 경산 옥산동 양지요양병원 안심면회실에서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한 부부가 손을 마주대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21.03.09. lmy@newsis.com
[경산=뉴시스] 이은혜 기자 = "운동도 잘하고 있는교? 얼굴이 좋아서 내 맘이 많이 편안하다. 집에 가도 걱정이 없겠어."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접촉·비접촉 면회가 재개된 9일.

경북 경산 옥산동 양지요양병원 안심면회실에서 병원 입원 중인 남편 전정림(68)씨를 만난 최경숙(62)씨는 밝은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양지요양병원은 코로나19 확산 후 비접촉 면회가 가능한 안심면회실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며 모든 면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전씨 역시 입원 후 약 석 달이 지난 후에야 반가운 아내의 얼굴을 다시 만났다. 전씨는 지난 연말 요양병원에 입원,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 등을 치료하고 있다.

면회실의 투명한 막을 사이에 두고 오랜만에 마주 앉은 부부는 즐거운 표정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아내 최씨는 연신 "운동은 잘하고 있느냐" "불편한 건 없느냐"고 질문했고, 전씨는 "기분 좋게 지내고 있다. 얼굴을 보니 좋다"라며 아내를 안심시켰다.

[경산=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접촉·비접촉 면회가 재개된 9일 오후 경북 경산 옥산동 양지요양병원 안심면회실에서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한 부부가 손을 마주대고 있다. 2021.03.09. lmy@newsis.com
전씨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실제로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른다. 병이 다 나은 기분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막을 두고 서로의 손을 맞대는 등 애틋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부부는 "대면 면회 가능할 때까지 열심히 치료해야 한다"라는 아내의 말을 끝으로 면회를 마무리했다.

면회 내내 밝게 웃던 최씨는 병실로 돌아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그는 "직접 얼굴을 본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간 영상통화만 할 때는 얼굴을 봐서 좋은 마음, 걱정되는 마음 반반이었다"라며 "집에 있어도 병원에 있는 남편이 춥진 않은지, 식사는 잘 해결하는지 늘 걱정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면회를 자주 하면 좋겠지만, 아직은 코로나19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아니냐. 얼른 직접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보호자 김희정(55)씨 역시 약 두 달 만에 안심면회실에서 아버지 김정조(80)씨를 만났다.

[경산=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접촉·비접촉 면회가 재개된 9일 오후 경북 경산 옥산동 양지요양병원 안심면회실에서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아버지와 딸이 손을 마주대고 있다. 2021.03.09. lmy@newsis.com
아버지의 병원 생활을 묻던 딸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연신 휴지로 얼굴을 닦았다.

아버지는 마이크를 통해 전해지는 딸의 질문에 "좋다" "괜찮다"라고 짧게 답하며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면회를 마친 김씨는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입원하신 후 처음으로 뵀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한데 직접 볼 수가 없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 말씀이 어둔해지시다 보니 그간 통화로는 소통이 힘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니 정말 좋다"라며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병원을 떠났다.

병원 관계자는 "면회 허용 후 보호자들로부터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 직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끝난 후 순차적으로 면회를 재개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요양병원·시설 면회기준 개선 방안'을 실시하고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면회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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