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럽중앙은행(ECB)총재로 "경제살리기 골몰"
코로나대응등 부담에 외교문제 "가중"
이들은 전날 콩고 동부 고마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럿슈루 지역에 유엔 호송 차량과 함께 인도주의 목적의 방문을 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아 숨졌다.
이번 비극적 사건으로 13일 취임한지 불과 2주일이 못된 드라기 총리는 코로나19의 대유행과 추락한 이탈리아 경제의 회생이라는 당장 시급한 임무외에 외교 정책의 점검과 자국민 보호의 엄청난 짐까지 추가로 떠안게 되었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말한다.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부 장관은 두 이탈리아 외교관 ( 또 한 명의 피살자는 두 사람이 탔던 차량의 콩고인 운전사) 의 죽음으로 "어떤 시급한 국내 문제가 있더라도 이런 돌발 사건은 순식간에 한 나라의 외교를 촛점의 중심에 가져다 놓는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고 한탄했다.
사건후 이탈리아 정계 지도자들과 세계 각국정상으로부터 위로와 동정의 메시지가 전달되었고 국내에서는 조기가 게양되고 이틀동안 국내 화제가 온통 대사 피살사건에 관한 것들이었다.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 수사를 현지 공관에 명령해 놓은 상태이다.
유럽중앙은행(ECB)총재 출신의 드라기 총리는 2월 13일 취임한 이후 짧은 기간 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백신보급, 전국적인 방역규제의 강화 등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냈지만, 외교문제까지 사고로 날벼락 처럼 떨어졌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파르시 이탈리아 국제관계 및 경제대학원장은 "외교문제는 어느 순간이라도 아무런 예고 없이 국가 최고의 중요문제가 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이번 상황을 평가했다.
유럽연합으로부터 받은 2조유로( 269조 2,440억 원)의 코로나19 재난 지원금을 가지고 1998년 이래 지난 해까지 침체 일로를 겪은 이탈리아 경제를 어떻게 회생시킬 것인가에 몰두하던 드라기에게 느닷없는 복병이 가세한 것이다.
사실상 외교는 다른 더 급한 국내 문제에 밀려나기 마련이지만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올해 G20 개최국으로 되어 있어 국제 무대에서 드라기 총리의 새로운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게다가 현재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백신이 해외로 부터 공급되므로 국제적 협력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필수"로 되어 있다. 올해 G20 정상회의도 국제 여행 금지 규정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공여 등 민감한 문제가 의제에 포함되어 있어 경제문제 해결도 국제 경제나 무역과 무관하지 않다.
2011년과 2012년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국가부채문제로 비롯된 유로화의 추락위기를 무난하게 헤쳐나온 것으로 정평이 있는 드라기 총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파르시 경제대학원장은 이탈리아정부가 드라기의 ECB총재 연임 당시부터 국제적으로 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며 "세계 정상들 가운데 '슈퍼 마리오' 드라기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유럽의 현 지도자들중에 다수는 1~2년 안에 사라지겠지만 그렇게 되면 드라기 같은 인물과 이탈리아는 새로운 역량을 행사해 나갈 주요 국가와 지도자가 될 것이다"라는 관측을 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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