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등 위협 없어…여타 선원과 영사 접견 추진"
실무대표단 이란 도착 "다양한 경로로 만날 것"
이란, 선박 억류 근거인 '해양 오염' 증거 제시 안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6일(현지시간) 새벽 안다르 아바스항에 도착한 주한 이란 대사관 현장지원팀이 당일 오후 선원 1명을 직접 면담하고, 여타 선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며 "유정현 이란대사는 영사의 선원 면담 계기에 별도로 전화 통화를 해서 안전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억류 과정 중에 발생 있을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란 측의 대우 문제와 관련해, 면담한 선원은 특별히 폭력 등 위협적인 태도를 포함해 문제될 만한 행동은 없었다고 직접 진술했다"고 밝혔다.
향후 현장지원팀은 이란 당국과 교섭을 통해 조속히 다른 선원에 대한 영사 접견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란 지방 정부와 사법 기관, 항만 담당기관 등과 접촉해 억류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최 대변인은 "모든 정부 유관 부문이 협력해 다각도의 대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외교부는 선원과 선박의 조기 억류 해제를 최우선 목표로 외교적 소통 및 영사 조력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 대표단은 이날 새벽 출국해 오후에 이란 테헤란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이란대사관을 통해 관련 절차를 조율할 예정이다. 이란은 목요일과 금요일이 휴일인 만큼 바로 외교부 관계자와 접촉에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지만 긴급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소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 국장은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측에서는 완전히 기술적인 문제라고 한결같고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증거나 데이터 등 정보를 교환을 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방안에서 이번 선박 억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경로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도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이란과 카타르를 방문한다. 최 차관은 이란 방문에서 이란 측 주요 인사들과 양국 간 주요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이후 카타르를 방문해 고위급 인사들을 면담하고 우리 기업 진출확대 등 양국 협력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이란 양자 관심 사안으로 우호 증진 과정에서 풀어야할 것들을 논의하는 것이 방문 목적"이라며 "선박 억류는 최근 발생한 긴급 현안이기 때문에 계기마다 중요한 관심사로 제기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선박 억류 문제는 환경오염 등 기술적인 사항이라고 표명했다"며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는 이란 측에 관련 사실과 증거 등 사실 관계를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란 측의 응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란 측의 선박 억류 가능성에 대한 사전 첩보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특정 시기에 특정 조치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최 대변인은 "해당 (호르무즈) 해역을 포함한 지역은 해외 안전 측면에서 유동성이 매우 민감한 지역으로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는 중동 정세를 포함해 해당 지역 상황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안전 관련 징후가 있을 때마다 관계 부처나 공관, 심지어 민간 기업 등에 관련 사항을 공지하고 주의 촉구하는 조치를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수시로 하고 있다"며 "해당 해역은 우리 국적 선박만 매일 20여척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빈번하다. 따라서 통상적인 조치를 늘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한국 케미'호가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으로 향하던 중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이란 영해로 이동·억류됐다. 선박에는 한국인 5명, 미얀마 11명,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2명 등 모두 20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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