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는 순간 법정 안은 침묵이 감돌았다. 시종일관 침착하던 정 교수는 법정구속 통지를 받자 결국 울먹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2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해 전국 법원에 3주간 휴정을 권고했지만 재판부는 기일을 변경하지 않고 이날 선고를 그대로 진행했다.

다만 법정 내 방청석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한 줄에 2명 이상 앉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날 법정에는 10명이 채 안 되는 방청객들이 참석해 정 교수의 1심 선고 현장을 지켜봤다.

이날 법정에 들어선 정 교수는 재판부가 입정하기 전까지 눈을 질끈 감거나 스카프 및 안경을 만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선고공판을 3분여 앞둔 오후 1시57분께 재판부가 입정하자 정 교수는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가 1시간 넘게 판결요지를 낭독할 때도 정 교수는 부동자세를 유지했다. 재판부가 주문 낭독을 위해 정 교수를 증인석으로 불러냈을 때도 정 교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또 1억3800여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1심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 관련자에 허위진술을 종용하는 등 재차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 교수를 법정구속했다.

선고공판 내내 흔들리지 않던 정 교수는 법정구속 통지를 받자 표정이 굳었다. 방청객들은 침묵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법정 구속에 앞서 정 교수에게 변명할 기회를 부여했다. 정 교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변호인이 저를 대리하면 안되겠냐"고 물으며 울먹였지만 재판부는 "안 된다"며 이를 제지했다.

그는 사무관이 건네는 안내서를 받은 뒤 증인석에 기댄 채 고개를 숙였다. 이후 법정 경위의 안내를 따라 구치감으로 향했다.

이날 선고를 마친 뒤 정 교수의 변호인들 역시 자리를 한동안 뜨지 못했다. 이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다 법정경위가 퇴정을 안내하자 자리에서만 일어난 채로 대책을 논의했다.

법정 밖에서는 정 교수의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 지지자 및 반대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변호인단이 브리핑을 하는 도중에도 일부 지지자 및 반대자들이 취재진 사이에 난입하기도 했다.

정 교수 없이 취재진 앞에 선 변호인단은 "오늘 판결 선고를 듣고 당혹스러웠다"며 "항소해 여러 억울함 또는 판결의 적절하지 않음을 밝혀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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