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방법, 도구, 장소 등 구체적으로 진술
강간피해자를 마을 근처까지 데려다 주기도
"프로파일러 손 예뻐서 잡았다. 맞다"
2일 오후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이춘재 8차사건 재판에 참석한 이춘재(56)는 참혹한 범죄현장에 대해 마치 일상을 읊어가듯 태연한 자세로 진술을 이어갔다.
이날 이춘재는 8차사건과 초등생 사건 당시의 범행 장소, 시간, 방법 과정, 도구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반면, 피해자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잔혹한 범죄현장에 대해 진술을 하는 과정이었지만 이춘재는 동요하지 않고 담담한 말투로 일관했다.
변호인이 범행 이유를 묻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어디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해야겠다가 아니라 그날 상황에서 마주치는 대상에 따라서 한 것 같다”면서 “범행 과정의 행동에 대해서도 별 다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춘재는 대부분의 범행에 대해서는 ‘계획적’이지 않았고 즉흥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면서 본인이 불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듯한 답변을 이어갔다.
또 범죄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과 경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본인의 대담함을 뽐내는 듯한 진술을 하기도 했다.
이춘재는 “제가 강간 피해자를 마을 근방까지 바래다준 적도 있다. 그런 경우는 노출될 수 있는 확률이 높은데도 데려다주고 그런 적도 있다”면서 “버스에 내려 맞닥뜨린 상황에서 본인(여자)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했는데 쫓아가서 데려다 줬다”
이어 “주민등록증이 없어서 검문에 걸려 파출소 간 적은 있다. 당시 피해자 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경찰에 주웠다고 답하자 풀려났다”고 말했다.
관련 언론보도나, 관련 영화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었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며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범행을 털어놨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변호인이 “프로파일러의 손을 잡은 적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사실인가?”라고 묻자 “사실이라고 답하면서 손이 예뻐서 잡았다”고 말했다.
손을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손 예쁜 여자가 좋아서 단순히 잡은 것”이라면서 “손 예쁜 여자가 범행대상은 아니다”라고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다.
또 변호인이 과거와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많이 변했다. 지금은 살인을 안 할 자신 있다”고 말하며 “이번 증언이 가석방을 노린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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