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안철수·원희룡·유승민·홍준표까지 '5자 연대' 제시
신선함 부족하단 평가…지지율 측면서도 초라한 성적표
윤석열, 다시 스포트라이트…"퇴임 후 국민에 봉사" 주목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차기 대통령 선거를 1년 반 앞두고 보수 야권에서도 후보들이 속속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의지를 피력하며 수면 위로 움직이기 시작한 이들은 서로를 예의 주시하며 대선 채비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대선 주자 선언을 하며 제안한 '국가정상화 비상연대회의체' 멤버로 꼽힌 5명은 야권의 후보 구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오 전 시장을 포함한 안철수·원희룡·유승민·홍준표가 그들이다.
오 전 시장은 이 '5자 원탁회의'로 상설협의체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면서 "5명의 야권 주자들이 당을 달리하고 있고 입장 차이도 있으나, 경쟁을 할 때 하더라도 대선 국면 전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정기적인 자리를 함께 해서 국가 현안을 논의하고 공통된 입장을 낸다면 국민들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론된 이들은 모두 오래 전부터 보수 진영의 잠룡으로 지목되던 인물들이다. 당 지도부를 맡는 등 정치적 경륜을 쌓았고 각자 선거를 통해 국민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받으며 급부상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이 5자 연대가 언급됐을 때 일각에서는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미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여러 번 국민 선택을 받은 바 있어 정권을 교체할 만큼의 확장과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해당 인물들은 지지율 측면에서도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최근 한국갤럽에서 집계한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 홍준표 무소속 의원(2%), 원희룡 제주도지사(1%)는 모두 더해도 이재명 경기지사(20%)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7%) 각각 지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기존의 5인 명단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그간 가능성 차원에서 언급되는 수준이던 '윤석열 대망론'이 국정감사 이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임기를 마친 후 정치를 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정국의 이목이 쏠렸던 당시 국감장에서 여당 의원들과 난타전을 벌이던 와중에 나온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계 입문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보수야권 지도부에서는 아직은 신중한 반응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퇴임 후 봉사활동을 한다는 게 여러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반드시 정치하겠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검찰총장은 정치와는 담을 쌓아야 되는데 조금이라도 오해 받을 수 있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 발언은 잘못됐다"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윤 총장에게 "상식에 어긋나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두 번이나 수용하고도 대통령이 아직도 신임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계속 총장을 하겠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둘 다 물러나라. 추 장관은 이제 정계에서 은퇴하고, 윤 총장은 사퇴하고 당당하게 정치판으로 오라.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야권 일부에서는 윤 총장이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가장 '핫'한 새 인물을 포함해 인지도 높은 후보들이 경쟁하는 모습이 국민들 관심과 기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야권 내부에서부터 국민들 흥미를 끌 수 있는 인지도 높은 인물들이 경쟁해야 한다"며 "다수의 인물이 거론되고 새로운 인물이 들어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가능성 있는 후보들이 많다는 점이 부각되면 선거 분위기도 고조시킬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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